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6일 "태국 홍수가 일본 기업의 수익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태국은 세계 HDD 공급량의 60%를 차지한다. 일본전산과 TDK 등 핵심 부품 업체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도시바는 HDD 생산 라인을 급히 필리핀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HDD 가격은 벌써 최대 20%까지 올랐다. 당장 다음달부터 HDD가 들어가는 PC와 디지털비디오카메라 등의 생산 차질이 점쳐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도 엔고를 피해 생산 거점을 태국으로 옮겼다가 낭패를 봤다.
직접적 피해를 입은 곳은 혼다 자동차다. 방콕 북쪽의 아유타야현 로자나 공업단지에 있는 혼다 공장은 이번 홍수로 침수돼 지난 11일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연간 24만대의 차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중국을 제외한 혼다 공장 가운데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혼다 측은 최근 "태국 공장이 언제 조업을 재개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로 올해 연간 생산목표인 180만대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요타와 닛산자동차는 직접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부품 공장이 침수돼 차 생산이 중단됐다.
중국도 태국 홍수에 울상이다. 태국에서 대량으로 쌀을 수입하는데 홍수로 쌀 값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50년 만에 발생한 최악 홍수가 태국 쌀 생산지 14%를 휩쓸었다"며 "수확량으로 따지면 700만t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국제 쌀 가격은 지난 10일 이후 12% 상승했다.
도이치은행은 "아시아에서의 물가 상승분 가운데 식량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평균 30%이고, 중국의 경우 이 비중이 33%에 달한다"며"쌀값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서는 중국이 식품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태국 대신 미국에서 쌀을 수입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7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5%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이후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9월에도 6%대를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