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의 가사는 언제나 사랑에 관한 이야기고, 시중에 나와 있는 베스트셀러 소설들도 연애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남녀간의 이끌림을 생산하기 위한 본능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기엔 이 문제가 너무 복잡미묘하고 매력적이며, 감성을 짙게 건드리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상담해오는 고민들 중 80%이상은 연애 관련 고민이었던 것 같다. 연애에 관한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 나와 달리 사소한 일에도 신경쓰고 작은 상처에도 눈물짓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참 안됐더랬다. 그놈의 연애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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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종오씨는 라이너스라는 필명으로 파워 블로거에 선정된 인터넷 유명인사다. 이 사람 정말 연애박사 아냐?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섬세하게 연애에 관한 궁금증들과 실전에서 통하는 기술을 콕콕 집어내 준다.
가장 공감했던 내용은 ‘사람은 원래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부분이었다. ‘이 남자가 날 좋아하나?’ 라는 질문을 안고 찾아온 친구가 나의 '절대 아니야!' 라는 독설에도 ‘그 사람은 날 좋아해’ 라는 믿음을 가지고 떠날 때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스틸컷. 곰곰이 생각해보라. 먼저 연락하기 전에 연락하지 않는 그. 자꾸 착각하게는 하는데 딱히 와닿는 건 없는 그의 행동.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의문이 생긴다면 그가 당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조금 잘해준다고 남자의 매너를 호감으로 착각해 남자 쪽을 당황하게 하는 여자들이 의외로 많다. 가끔은 ‘이래서 여자들이 착각할까봐 남자들이 일부러 매너를 안 갖추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자는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 고 조언한다. 주변에 이성이 없다고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노력을 하라는 얘기다. 이성친구는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팔을 걷어부치고 찾아나서야 한다. ‘소개팅은 인위적이어서 싫어’ ‘낯선 사람이 별로라 동호회 모임같은건 좀...’ 이라는 마음가짐으로는 모태 솔로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어찌어찌 해서 만남을 시작한 이후에도 문제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던 사람들, 그것도 남자와 여자가 만났으니 당연하다.
사실은 나도 감정싸움이 진절머리나서 연애를 기피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연애 초반에는 아주 사소한 문제로도 크게 싸우게 되고,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게 힘들어 연애 자체를 거부해버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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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사랑을 차츰 키워간다면 시간이 흘러 호르몬에 의한 두근거림이 잠잠해져도 그 사람은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맞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와 똑같은 사람도, 내 기분 다 알아주고 맞춰줄 사람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지레 실망하기보다 나 자신에 대해 한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
연인이 된 순간 바로 상대방에게 뛰어들어 집착하거나 간섭하지 말고 다른 세계를 만난다는 느낌으로 조심스레 다가서는 게 훨씬 현명할 듯 싶다.
솔로들이여,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지금, 연애로의 모험에 도전해 보라. 일단 뛰어들고 보면 이 책이 훌륭한 나침반이 돼 줄 것이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