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종 편견 배제하는 'PC주의' 여전…그러나 다소 식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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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한 '모아나 2'는 2016년 231만 관객을 동원했던 전편의 뒤를 이어 8년만에 돌아온 속편이다. 디즈니가 2002년작 '릴로&스티치' 이후 두 번째로 폴리네시아인 주인공을 앞세운 6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주체적이고 도전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온다는 점에서 '겨울왕국' '라푼젤'과 궤를 같이 한다. 또 뮤지컬화를 염두에 뒀는지 전편처럼 속편도 뮤지컬적인 요소가 진하게 가미됐다. 디즈니의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 이번에도 바탕에 깔려있는 듯하다.
외적 완성도는 여느 디즈니 애니메이션들만큼 높다. 디즈니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덕션 디자인팀은 극중 배경인 섬과 바다 등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무려 1만1000장의 레퍼런스 이미지를 촬영해 활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영화속에서 산더미같은 파도가 칠 때면 스크린 바깥으로 쏟아져 나올 것 같아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움찔하게 된다.
그러나 씩씩한 성격의 유색인종 소녀를 내세워 성(性) 역할과 인종에 대한 오랜 편견을 배제하는 디즈니 특유의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가 여전히 강조되다 보니, 이제는 다소 식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는 게 단점이다. 디즈니도 한때 라이벌이었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슈렉'을 참고해, 기존의 전형성을 벗어난 캐릭터들과 극 설정으로 작품의 노선을 한 번 달리해도 좋을 듯 싶다.
전편에 이어 하와이 출신의 성우 겸 배우 아우이 크라발호와 액션스타 드웨인 존슨이 '모아나'와 '마우이'의 목소리 연기를 다시 맡아 '찰떡 케미'를 합작한다. 이와 함께 더빙판에서는 트와이스 나연이 부른 메인 테마곡 '저 너머로'(Beyond)를 듣는 재미 역시 만끽할 수 있다.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