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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들국화 중 하나가 감국(甘菊)인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에는 개체가 많이 줄었다. 감국 꽃잎을 따서 말려 꽃차로 만들고, 감국술도 담궈 이웃과 나눠 마시던 즐거움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감국은 이름 그대로 '단맛이 나는 국화'다. 옛 문헌에서 감국의 다양한 약효를 설명한 기록은 수도 없이 많다. 또한 감국으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먹어 '요리국(料理菊)'이라고도 불렸으니 그 쓰임새가 얼마나 광범위 했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 있겠지만, 보다 심도있는 성분 연구를 통해 현대인에 맞는 건강 음료를 개발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집 옆 과수원 밭두렁에 감국 몇 포기가 자라고 있어 애지중지 돌보고 있다. 내년에 오픈할 '잡초농원'에 씨를 뿌려 가을에 선보이고 싶어서다. 감국이 무성하게 퍼지면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감국꽃 그림도 마음껏 그리고, 오랜만에 꽃잎으로 차(茶)도 만들 생각이다. '화향천리(花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했는데, 감국차를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나의 마음이 감국 향에 담겨 잘 전달될 것 같다.
/만화가·前 중앙선관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