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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AI 디지털교과서와 백년지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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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10.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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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란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집을 세 번이나 옮겼다는 뜻으로, 교육에 있어 그 주변 환경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부모들은 서울의 대치동·목동과 같이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춘 주거환경에서 자녀를 키우길 원한다. 해당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것도 이른바 맹모(孟母)로 불리는 이들의 열정이 한몫했다.

하지만 그만큼 부모의 경제적 수준에 따른 학력격차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18학번 입학생 중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출신 학생 비중은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과 거주지역에 따른 사교육비의 격차가 상위권대 진학률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비단 '교육 특구'가 아니더라도 사교육을 통해 미리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학교수업을 지겨워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눈치를 보다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는 내년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기로 했다. AI디지털 교과서는 AI기술을 활용해 각 학습자의 학습 패턴·수준·강약점 등을 진단하고 학생별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교과서다.

오늘날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정식 수업에서부터 AI교과서를 활용하면 학생들의 학업능력 격차와 사교육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내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당장 내년부터 초등 3·4학년과 중등 1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국어(특수교육) 등 과목에 도입된다. 3년 뒤인 2028년에는 사회 역사 등 전체 과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AI가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 들어오면서 이제는 산업계에 이어, 교육계에도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높은 중국·일본에서도 AI를 교육과정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기가(GIGA) 프로그램'이라는 국가 정책을 통해 초등 및 중등교육에서 1인 1기기와 함께 교육의 디지털화를 진행 중이다. 중국 교육부도 지난 2월 전국 초중학교 184곳을 AI 교육 거점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AI를 활용한 교육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정부와 야당 간 갈등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선 AI디지털교과서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미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교육뿐만이 아닌 정치·사회·경제·문화·예술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흔히들 '백년지대계'라고 칭한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념에 따라, 정권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정책은 백년은 커녕 단 몇 년도 버티기 힘들다.

AI 시대가 도래했다. 교육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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