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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브리핑서 전문가 모두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비판···“실질 연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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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09. 13. 18:29

남찬섭 “노인 빈곤, 공론장서 제외 안건 추진 비민주”
오건호 “보험료 인상·급여 삭감, 안건서 빼야”
세대별 차등 보험료 인상, “필요하나 보완”·“능력따라 부담해야"
크레딧, 국고지원 확대 요구
토크쇼 분위기의 연금개혁 브리핑<YONHAP NO-3431>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토크쇼 형식의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정부 브리핑에 참여한 재정안정 중시 전문가와 소득보장 중시 전문가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를 비판했다. 실질 연금액을 줄여 노후 빈곤 문제를 일으키거나 도입한 해외 국가와 우리 상황이 다르다며 논의 안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연금액을 가입자 수 감소 및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물가상승 적용분을 줄이는 것으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의 주요 내용이다. 13일 보건복지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3번째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을 열고 국민연금 재정안정을 중시하는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과 소득보장 강화를 주장하는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명과 국민연금 정부 개혁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 자동조정장치 부적절···"실질 연금 삭감, 노후 빈곤"

두 전문가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우려했다. 남 교수는 "이 장치는 물가에 따라 연금 실질가치를 올려주는 폭을 기대여명 또는 제도부양비 등 변수를 갖고 줄이는 것"이라며 "명목금액은 내려가지 않을지라도 실질가치가 줄어든다. 이것은 누적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특히 후기 노인들 경우 빈곤에 노출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조정장치가 현 정부가 진행한 공론장에서 정식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추진하는 것을 지적했다. 남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는 재정계산위원회와 국회 연금개혁특위 1기, 2기 민간자문위원회에서 논의를 한 적이 있는데 정식 의제로 채택해서 논의한 게 아니다. 그때 도입에 찬성하는 분들도 우리나라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논의가 많았다"며 "연금개혁 공론화 과정에서도 세대별 차등 보험료나 자동조정장치는 논의된 적 없다. 공론의 장에서 채택되지 못한 것을 국가 권력이 국민들에게 이 안을 부과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했다.
오건호 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재정 안정화가 안 된 시점에서 도입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오 위원장은 "지금 국민연금에서 자동조정장치를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한 서구 나라 국민연금은 일정한 재정 안정화를 갖춰놨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자동조정장치를 탑재하면 보험료를 무척 빠르게 올리거나 급여를 깎는다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조정장치는 이번 연금개혁 논의에서 하지 말고 추후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보완해야"·"능력 따라 부담"

정부안에 담긴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에 대해 오 위원장은 청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지만 중장년 가운데 부담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 정부 지원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안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높이는 과정에서 20대는 내년부터 한 해 0.25%포인트(p)씩 올려 16년에 걸쳐 높이는 반면 50대 보험료율은 매해 1%p씩 올려 4년 만에 13%에 도달한다. 40대는 8년 동안 0.5%p씩 올리고, 30대는 0.33%p씩 12년 동안 인상한다.

오 위원장은 "지금 50대는 급여 혜택이 컸고 내는 거는 부담이 적다. 지금 젊은 분들은 급여 혜택 별로 없이 많이 내야 된다"며 "중장년이 왜 우리를 차별하느냐가 아니고 세대 공존 입장에서 우리 사회가 차등 보험료율을 진지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중장년일지라도 과거 혜택이 없는 경력단절여성 같은 경우 중장년이라고 빠른 보험료율 인상을 적용하면 부당하다"며 "이런 분들한테는 이번 차등 보험료율을 적용하더라도 감면, 특례 감면을 적용하고, 특히 보험료 인상을 따라가기 어려우신 도시 지역가입자, 자영업자분들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은 능력에 따라 부담하는 것으로 연령에 따라 부담하는 제도는 이 세상에 없다"며 "재정계산위원회,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고, 공론화에서 20대는 '더 내고 더 받는' 안에 찬성했다. 공론장에서 채택되지 않은 안을 들고 나와 '너희 불이익 받고 있지? 너희 억울한 거야' 이렇게 얘기하는 거는 정부여당이 한 공론화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 크레딧, 국고지원 확대 제기

크레딧 경우 정부안대로 확대가 필요하지만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오 위원장은 "출산 크레딧 70%를 가입자의 보험료로 지금 대고 있다. 재원도 국가가 모두 분담한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며 "이번에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업과 가입자들 부담이 늘어난다. 정부도 자기 책임을 해야한다"고 표명했다.

남 교수는 "크레딧은 지금 정부안에서 국고 지원이 명확하지 않아 명확하게 표현하고, 사전 지원도 불명확한 점이 있는데 발생 시점에 지원하는 것이 분명하게 들어가고 국고 지원이 확실하게 된다는 것을 보완해야 한다"며 "이번에 출산 크레딧과 군 복무 크레딧은 꼭 성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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