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뉴스추적][단독]수년째 단속망 피하는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업자…알고보니 일본 귀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20010010594

글자크기

닫기

정민훈 기자

승인 : 2024. 08. 20. 16:59

2017년 일본 출국해 2019년 이후 일본 귀화
일본에서 국내 웹툰 등 무단 도용해 유포
뉴토끼 캡처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 중인 웹툰·웹소설을 무단 도용해 유통하고 있는 '뉴토끼' 홈페이지.
20230619010009246_1687215745_2
수사 당국의 단속망을 피해 1000여 개가 넘는 국내외 웹툰·웹소설을 무단 유포하고 있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가 일본으로 귀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수년째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 중인 웹툰·웹소설이 불법 유통되고 있지만, 일본 국적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운영자 A씨를 붙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경찰청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경찰은 2019년 8월부터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실시간으로 국내외 웹툰·웹소설을 무단 도용한 불법 사이트 뉴토끼(웹툰)를 비롯해 마나토끼(일본 만화 등), 북토끼(웹소설)을 운영하고 있는 운영자다. 해당 사이트에는 1000여 개가 넘는 국내 웹툰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나머지 북토끼·마나토끼에도 불법 복제한 콘텐츠가 수시로 도용되고 있다.

A씨는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다 정부 조처에 사이트 접속이 차단돼도 도메인 주소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불법 콘텐츠 유통을 지속하고 있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수년째 불법 콘텐츠를 유포하고 이를 미끼로 불법도박·성인물 사이트로 접속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A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2019년 8월 이전인 2017년 일본으로 출국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2019년 8월 이후 일본 국적을 취득해 귀화했다.

A씨는 자신의 국적을 이용해 현재까지도 도메인 주소를 수시로 변경하며 최근에 연재된 웹툰·웹소설을 무단 도용, 창작자의 정당한 수익을 빼앗고 K-콘텐츠 산업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일본인으로 귀화해 현재 경찰 수사 단계에선 국제공조 협조 요청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법무부에서 일본 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범죄인 인도의 경우 통상 몇 년이 걸리며, 일본 재판부에서 인도 결정이 나오더라도 A씨가 항소하면 시일이 또 소요되기 때문에 언제 국내로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씨의 범죄인 인도 문제처럼 A씨에 대한 일본 측의 국내 송환 결정이 언제 나올지 미지수이나 올 5월 한일 치안총수회담을 물꼬로 A씨 송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청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일본 경찰청 측을 만나 주요사건 공조와 국외도피사범 송환을 위한 일본 경찰청의 적극적인 협조에 사의를 표하고, 양국 간 치안 공동대응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토끼 캡처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 중인 웹툰·웹소설을 무단 도용해 유통하고 있는 '뉴토끼' 홈페이지.
저작권 침해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A씨의 범죄인 인도 요청 절차를 밟고 있는 법무부 측의 상황을 주시하며 또 A씨와 같이 웹툰·웹소설을 무단 도용해 불법 유통하는 이들을 붙잡기 위해 경찰청과 연말까지 합동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경찰청과 함께 2018년부터 '온라인 저작권 침해 사이트 합동단속'을 실시해 총 211개 사이트를 단속하고 99명을 검거(12명 구속)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합동단속으로 영화·영상·웹툰 7개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해 8개 사이트를 폐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경찰청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K-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를 수사할 뿐만 아니라 범죄수익을 차단해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공정한 유통 질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민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