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취약…오후 3~4시 최다 발생
고용·농식품부 장관, 농가 방문 점검
가이드북 제작·배포 등 피해 예방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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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자리 잡아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밤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까지 지속, 밤낮 없이 열기가 이어지는 탓에 찜통더위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810명으로, 이 가운데 14명(6일 오전 기준)이 목숨을 잃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A씨(71)는 집을 찾은 보호자에 의해 발견됐으나 숨을 거뒀으며, 같은 날 전남 고흥군에서도 요양보호사가 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B씨(78)를 발견해 신고했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이 전체 32.7%(589명)로 가장 많았으며 △50~59세(342명·18.9%) △60~69세(320명·1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가 1439명, 실외가 371명이었으며,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 온열 질환(전체 11.4%·206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덮고 있어 열기가 들어와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열기가 축척돼 밤까지도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서울은 16일, 강릉은 18일, 제주는 22일 연속으로 열대야를 겪고 있다.
이같이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정부도 온열질환 대응 상황을 점검하며 피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충북 충주시 소재 농가를 방문해 온열질환에 취약한 농업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의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고용부는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온열질환 예방 기본수칙, 폭염 단계별 대응 요령, 온열질환 발생 시 조치사항 등이 담긴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와 온열질환 체크리스트를 17개국 언어로 제작해 산업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농식품부도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장 안전관리, 온열질환 예방, 응급처치, 농약 취급방법 등 농작업 안전 수칙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8개국 언어별로 농작업 가이드북과 동영상을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 장관과 송 장관은 "농촌에서는 대부분 무더운 밭이나 시설하우스에서 일을 하다 온열질환이 발생하는 만큼 폭염에는 낮 시간대 작업을 중단하는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외국인 근로자도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숙지하고 유사시 신속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자치단체, 유관기관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