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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gain 2018”… HBM 업고 영업익 5조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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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4. 07. 25. 18:00

2Q 영업익 5조4685억, 흑자전환 성공
매출도 16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HBM 등 AI 메모리, 실적개선 이끌어
6년 만이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넘겼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던 2018년을 방불케 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바람으로 주문이 폭주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로, 불과 1년 만에 적자에서 드라마틱한 점프가 이뤄졌다. 'AI 메모리'로 불리는 HBM 시장 주도권을 쥐면서 매출도 사상 최대, 향후 전망도 장밋빛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5조1923억원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보다 124.8%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기존 최대 실적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4조12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은 '효자' HBM 덕분이다. 2분기 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데 이어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한 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산되면서 AI 서버 수요가 견조하고, 기존 서버 교체 수요는 본격화되면서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도 확대됐다. 낸드도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힘이 보태졌다.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약 3000억원 수준의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환입도 더해졌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D램은 5세대 HBM 본격 판매로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20% 초반까지 성장했다"며 "당사의 D램 ASP(평균판매가격)는 전분기 대비 10% 중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분기 D램 판매량이 가이던스를 상회했고, D램과 낸드 판매량이 생산량을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2분기 말 기준 완제품 재고 수준은 전분기 말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하반기는 더욱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내에 양산하고, 4분기에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본격적인 공급에 나서면서 HBM 시장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까지 반영하면 올해 HBM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3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을 주요 고객에게 이미 샘플을 제공했다"며 "계획대로 3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 고객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 수요가 본격화된 HBM3E 출하를 크게 확대했고 3분기에는 HBM3E 출하량이 HBM3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 전체 HBM 출하량 중 HBM3E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HBM 외에도 하반기에 32Gb(기가비트)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출시해 경쟁 우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와 내년 HBM을 제외한 서버 D램의 성장률을 약 20% 중반 정도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낸드에서는 수요가 커지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60TB(테라바이트)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eSSD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eSSD 매출이 낸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착공한 청주 M15X의 건설 작업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은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캐펙스(시설투자)가 연초 계획보다 증가할 수 있으나 고객 수요와 수익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영업현금흐름 범위 내에서 효율성 있게 집행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1분기 대비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늘어난 TSV(실리콘관통전극) 케파와 1B 나노 전환 투자를 기반으로 HBM3E의 공급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케파 대부분이 이미 고객과 협의가 완료됐고, 1월 기준 올해 대비 약 2배 이상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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