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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대표 후보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3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보수를 개혁하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전날 열린 당대표 후보 TV토론회가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진 데 반해 정견 발표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연설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후보의 여론 조사 1위 한동훈 후보에 대한 견제는 여전했다.
나경원 후보는 외국인 근로자 법정 최저임금 적용 예외 등 비교적 공약 설명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2027년 대선 전에 감옥에 끌려갈까봐 어떻게든 조기 대선을 만들어내기 위해 탄핵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당과 대통령을 지켜낼 수 있으며 동시에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도 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자신이 경북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를 인천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도권에서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한동훈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의료파업 문제에 대해 굉장한 식견의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역시 큰 분이셨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특히 "제가 전당대회에 나가려고 하자 모든 분들이 지금은 아니라고 했다"며 "지금 나가면 죽기 딱 좋다. (국민의힘이) 더 망할 테니, 그 때 가서 널 찾으면 나가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제가 그러길 바라시느냐"고 반문했다.
원희룡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님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나"라면서 "누군가는 '인생의 화양연화'(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였을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시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 검사 인생의 화양연화는 문재인 정권 초반기 수사들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원 후보는 연설 말미에서 "영화 '대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며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다"라고 했다. 이 또한 '한동훈 배신자론'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