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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전국 주요 도로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지도를 구축해 자율주행 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 실증을 위해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한 차량이 지난달 기준 440대를 넘어선 데다, 내년 3월부터 성능인증제를 통해 레벨4 자율차의 기업 간 거래가 가능해지며 자율차 보급이 확대될 예정인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전국 국도구간 평가를 마치고 올해 지방도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도 오는 5일 고속도로(민자구간 제외) 평가용역을 공고해 고속도로·국도·지방도 등 주요 도로망을 아우르는 자율주행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자율주행 지도는 도로의 기하구조, 교통흐름, 터널·교량의 유무, 교차로유형 등 자율주행 기술 구현과 관련 주요 요소를 기준으로 유사한 도로 구간들을 유형화한다. 유형별 대표구간에서 모의주행과 실제주행을 거쳐 자율주행이 안정적으로 구현되는 정도도 평가해 나타낸다.
특히 모의 주행 단계에서 일반적인 주행상황뿐 아니라 야간·안개·젖은 노면상태·전방 사고발생 등 특수 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설정한다. 해당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해제되거나 신호 미인지, 비정상 주행 등 자율주행 안전성이 저하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구축되는 자율주행 지도가 향후 자율주행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기틀이 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자율차 운행구역을 시범운행지구 등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positive)에서 도로별 자율주행 난이도를 고려해 자율차 운행이 허용되는 구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네거티브 방식(negative)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율협력 주행을 위한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 인프라 구축(2026~2030)에도 자율주행 지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C-ITS는 자율차가 다른 차 혹은 인프라와 도로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주행(자율협력주행)할 수 있도록 해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난도가 높은 구간은 C-ITS 인프라를 활용한 자율협력주행 필요성이 높다. 직접 통신방식(V2X)으로 관련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고, 자율주행 난도가 낮은 구간은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통신방식(V2N)을 적용해 인프라 구축 효율화를 도모한다.
박진호 국토부 자율주행정책과장은 "최근 최초의 무인 자율차가 임시운행허가를 발급받는 등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도로여건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이 실현되는 난이도가 달라 운행구역을 세밀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자율주행 기술 구현과 관련된 도로 여건에 대해 객관적 자료가 마련되면 이를 활용해 자율차 안전성 검증 및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