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으로 전월(39조9644억원)보다 5542억원 늘었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역대 최대 수준을 갈아치웠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6753억원으로 전월(6조5606억원)보다 1148억원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카드사 대출이 늘어나는 건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카드사 대출은 은행 대출과 달리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향후 연체율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 등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주로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는데다, 급전이 필요한 다중채무자들의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은행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실제 9개 카드사가 지난달 중 취급한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40~14.97%, 현금서비스의 평균 금리는 연 17.35~18.71% 수준이었다. 이자 부담이 큰 만큼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카드론을 갚지 못하자 '돌려막기'하는 대환대출도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조9106억원으로 전월(1조8353억원)보다 752억원가량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타 업권 대출 축소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취약차주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연체율이 올라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일부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2%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나카드(2.3%), 우리카드(2.28%), KB국민카드(2.14%) 등 카드사들은 연체율이 2%를 웃돌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현재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면서도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