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역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매달 평균 500억 달러 유출되는 듯
누적 유출액 3조 달러 소문도 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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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현장의 체감 경기는 싸늘하다. 당장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49.5로 전달보다 0.9P 떨어졌다. 서비스업 PMI 역시 51.1로 0.1P 하락했다. 현장의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돈이 돌지 못하게 만드는 이른바 첸황(錢荒), 즉 돈맥경화 현상 탓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첸황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호들의 재산 해외 도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중국 경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현실은 진짜 장난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매달 평균 500억 달러씩 유출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년이면 6000억 달러가 밖으로 샌다고 볼 수 있다. 누적으로는 외환보유고보다 약간 적은 3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의 경제 대국 프랑스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당연히 중국 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시범 케이스로 악질 사범들을 색출, 강력 처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부호들은 대부분 당정 권력층과 이런저런 관계로 엮여 있다. 방패막이를 튼튼하게 구축한 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부호들이 전, 현 권력자들의 가족인 경우도 적지 않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벌집을 쑤시는 결과를 불러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기자 P 씨가 "첸황을 해결하려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특권층을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을 잘못 건드리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전, 현 최고위급들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황이 진짜 난감해질 수 있다"면서 혀를 차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중국 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