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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인수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다음 단계는 인력·자본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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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05. 26. 20:08

출범 앞두고 타사 출신 인력 확보
미래에셋증권빌딩 매각 입찰 참여
지주사 유증 통해 자본확충 전망
중소 증권사 추가 M&A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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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영입, 자본확충.'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두 번째 증권업 인수합병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농협금융지주는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 확장에 성공했다. 당시 인수를 주도했던 임 회장은 증권 자회사에 대한 경영 자율성을 강조하며 인사권을 해치지 않았는데, 그만큼 우수한 인력들이 있는 조직에 손대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증권업의 본질은 사람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10년 만에 임 회장식 증권 M&A가 시작됐다. 오는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증권사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한다. 10년전 농협금융이 인수했던 NH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규모가 7조원이 넘는, 업계 3위의 대형사로 성장해 있다. 이번에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의 자본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18위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10년만에 증권업 진출이라는 숙원 사업을 이루긴 했지만, 사실상 팔 다리가 없는 상황이다. WM(자산관리)나 IB 등의 업무를 위해선 자본확충은 물론 전문가 영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보험이나 카드 등 다른 비은행 부문 M&A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에만 무리하게 자본을 투입할 수도 없다. 합병증권사는 오프라인 점포가 4곳에 불과해 온라인 강화가 필수적이다. 양사의 통합앱도 앞두고 있어 디지털 인력도 필요하다. 임 회장이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미래에셋증권 출신 인력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배경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오는 8월 통합증권사 출범을 위해 디지털과 IB(투자은행) 분야의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지난 2월 우리종금 대표에 남기천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가면서 미래에셋 출신의 인력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법인영업 담당이었던 홍순만 이사는 우리종금 인사본부장으로, 김진수 미래에셋증권 출신 상무도 우리종금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완규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금융 부문 대표도 우리종금 IB총괄 부사장으로, 김범규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본부장도 우리종금 디지털본부장으로 이직했다.
특히 김 본부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본부 실무자급도 우리종금으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은 IB는 물론 디지털 인재를 계속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포스증권도 최근 애널리스트 채용 관련 공고를 냈다. 향후 신사업 확장을 위해서 모집하는 인력인 셈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포스증권(펀드 수퍼마켓)앱과 우리종금 앱과 주식거래시스템, 원더링(투자정보 플랫폼)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MTS)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 올 11월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의 슈퍼앱 '뉴원'과 연계하면 2000만명이 되는 우리원뱅킹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합병증권사의 인력은 약 383명 수준으로, BNK투자증권(333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본금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증권(1조2700억원)와 하이투자증권(1조3300억원)과 견줄 수 있지만, 두 증권사에 비해 인력은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합병증권사의 새 둥지는 여의도가 될 전망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미래에셋 측은 매각가가 약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건물은 현재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앞서 우리종금은 여의도 사학연금 건물로 이전을 마쳤으며 포스증권 또한 하이투자증권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을 10년 내 업계 10위 규모의 초대형 IB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지주사의 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 또는 중소형 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대주주 적격성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이르면 8월 출범 예정인 우리투자증권의 자본이 1조2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3조원에 달하는 자본이 필요하다.

문제는 포스증권과 우리종금 모두 당장 수익을 내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포스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5년째 적자인 상황이다. 우리종금도 지난해 5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선 우리금융이 연내 추가적인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합병증권사에 대한 자본확충을 실시, IB 등 신사업 강화 기반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이 밝힌 자본여력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 여력은 현재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인수를 인수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가 없기 때문에 M&A를 통한 성장은 어렵다. 우리금융이 당장 우리투자증권에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도 자본 4조원 수준의 경쟁 증권사를 따라잡기에는 무리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합병 후에도 일정기간 종금업 겸영기간을 유지하면서 증권사 전환후 안정적 수익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종금업 라이센스를 가진 우리종금은 발행어음 발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운 탓에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금업 라이센스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에 투자, 대형사로 성장하는데 발판을 삼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의 지원 아래 사업경쟁력을 확보하면서 10년내 업계 10위 초대형 IB로 성장할 것"이라며 "자기자본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과 고객 자금을 확보해 자본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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