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입법원 권한 확대 노력에 극단 대치
대만인들도 양분, 10만명 친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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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여야를 지지하는 대만인들도 정확하게 양분돼 입법원 주변에서 연일 대대적 시위를 계속 벌이는 탓에 정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중국의 무력 시위가 아니라 여야의 극단적 대치 때문에 대만이 근래 보기 어려웠던 정치적 위기를 향해 치달아간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원래 대만 제1 야당인 국민당은 지난 17일 제2 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이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입법원에서 '법안 낭독' 등의 절차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강력 반대로 여야 위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심지어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는 주먹질과 발길질도 오갔다.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가 속출한 것은 당연했다. 급기야 국민당 출신의 한궈위(韓國瑜) 입법원장(국회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고 21일 이후 표결 절차를 재논의할 것이라는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이후 정국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야당 쪽의 뜻대로 움직였다. 일부 법안은 아슬아슬하게 통과되기도 했다. 28일까지는 모든 법안이 표결을 거쳐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이에 민진당 위원들은 나머지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해 입법원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에 나서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야말로 결사항전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나머지 법안 통과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불상사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하다. 워낙 농성에 나선 민진당 위원들의 기세가 등등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이미 죽었다", "민진당은 두려울 것이 없다"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머리띠까지 두르는 결연한 의지를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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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상대적으로 약한 목소리가 파묻히는 것이 아쉬울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법안을 철회하면서 회군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어떻게든 전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향후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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