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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지사는 이날 귀국 후 나흘 뒤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다. 김 전지사는 추도식 외에 별도 일정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민주당 안팤에선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비명(비이재명)계가 결집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추모식을 계기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여러 인사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의 복귀를 두고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 전반적인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다"고 소개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는 (친문 구심점이 될만한) 덕목을 갖춘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김 전 지사는 사면은 됐지만, 복권이 안 됐다. 복권해 줘야 정치활동을 하고 모든 선거의 출마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복권을) 해줘야 한다"며 "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가 '김경수 복권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박 당선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 등을 지내는 등 야권의 책략가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도 지난해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를 검토했지만, 성사되진 못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에 친문계 출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회의장 경선을 계기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과 강성 당원 지지를 한몸에 받았던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 패배하며 이 대표 리서쉽에 균열이 생겨 향후 원내를 구성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단 해석도 제기된다. 이를 구심점 삼아 이 대표에게 맞설 명분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우선 김 전지사가 복권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향후 풀릴 것으로 본다"며 "이후에는 차기 대권으로 발돋움 하려는 구심점이 이번 귀국 계기를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친노·친문계 구심점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조국 사법리스크가 있음에도, 당을 꾸린 걸 보면서 꿈을 키워갔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찌보면 자신이 친노·친문의 원조고 일종의 독보성(獨步性)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복권 등도 수면 위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표 대항마로 김 전 지사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복권도 안 돼 있고, 정치를 재개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지 않다"며 "(친문의 구심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서 자신의 복권론이 제기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들께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사람으로선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잠시 들렀는데 이렇게들 나와 있어 저로선 조금 뜻밖이다"라며 "한국에 잠시 들른 입장에서 제가 특별히 인사를 따로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을 일축했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권에 입성한 이후, 2017년 지선에선 경남도지사로 선출되며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으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