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뉴진스 ‘긴 휴가’ 언급” vs “민희진, 무속인 ‘동생 빙의’ 믿어”

민희진 측 "해임은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까지 손해"
하이브 측 "자신의 금전적 이득 위해 뉴진스 이용"
임시주총 31일 전 결론…기각 시 경영진 교체 박차

민희진 어도어 대표(위), 하이브(아래). /송의주 기자, 하이브

어도어 대표직을 두고 분쟁 중에 있는 민희진 대표 측과 하이브 측이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17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민 대표가 직접 재판에 참여하진 않았다.

민 대표 측 소송대리인은 "민 대표 해임은 본인뿐 아니라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에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한다"며 가처분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배임 행위를 했다는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하고 있다"면서 "뉴진스의 손해를 방치하는 게 오히려 배임이다. 민 대표는 충실히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일릿 표절·카피 의혹'에 대해 합당한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 대표가 전속계약에 따른 의무와 주주간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뿐 정관·법령을 위반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진스가 올해 하반기 앨범 발매, 내년 월드투어까지 앞둔 상황이라 민 대표가 필요하다며 "뉴진스 멤버들 역시 민 대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 하이브 측이 뉴진스의 '긴 휴가'를 언급했던 것에 대해 "뉴진스 멤버들과 부모 등 법정대리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측 소송대리인은 "이번 신청은 기각돼야 한다"며 "민 대표가 더 이상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민 대표와 맺은 주주간계약이 '노예계약'인지 △민 대표가 '뉴진스 엄마' 다운지 △민 대표의 목적이 공익적인지 등 4가지를 중심으로 변론을 펼쳤다.

우선 뉴진스의 데뷔시기에 대해선 "무속인의 코칭을 받아 '방시혁 걸그룹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데뷔시기를 정했다"고 주장했다. 걸그룹 '아일릿 표절 논란'은 "아일릿의 기획안을 보면 오히려 '낫(Not) 뉴진스'를 표방하며 적극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을 아티스트로 대우하는 게 힘들고, 역겹지만 참고 뒷바라지하는 것이 끔찍하다', '뉴진스는 내 덕분에 성공한 것' 등 멤버들을 비하하는 말을 측근들과 메신저로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시도가 '사담' 내지 '구체적 행동을 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로지 자신의 금전적 이득을 위해 계획적으로 체계적으로 경영권 탈취를 모의하고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모 무속인에게 사망한 자신의 여동생이 빙의했다고 믿고 자신의 여동생 이름으로 부르며 따르고 있다"며 "이 무속인이 사실상 어도어의 경영을 지시하고 있다. 뉴진스 데뷔조 멤버 선정 때도, 무속인이 '귀신에 씌었다'고 하자 해당 연습생을 탈락시켰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받아,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31일 전에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 대표의 배임, 경영권 탈취 등 의혹이 발견됐다며 감사에 들어갔다. 민 대표는 자신이 하이브에 '아일릿 뉴진스 카피' 문제를 지적하자 자신을 해임하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하이브는 같은 달 25일 민 대표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달라고 신청을 냈다. 어도어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1일 임시 주총을 열기로 결의하면서도, 법원에 "임시 주총에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하이브는 민 대표를 해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예정이다. 법원이 기각한다면 오는 임시주총에서 어도어 지분 80%를 갖고 있는 하이브가 경영진 교체 등을 감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