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아람코' 신기술 총동원… 순탄소배출 제로에 적극대응
TS&D센터 설립에 1444억원 투입, 저탄소 기술개발 계획 마련
2018년 가동을 시작한 최첨단 복합석유화학시설, RUC·ODC 프로젝트의 넥스트 레벨이라 할 수 있다.
원유에서 중간 정제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부가가치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하는 획기적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원가 경쟁력에선 역내 따라올 기업이 없을 거란 관측이 쏟아진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마진 구조를 혁신해 나간다는 구상으로, 궁극적으로는 수소·바이오연료 등 새로운 에너지 사업 기반 마련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에쓰오일이 날린 '샤힌(Shaheen·매)'은 결국 미래를 주도할 '그린 이니셔티브'의 시작점이 되는 셈이다.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부지정지공사 및 EPC(설계·조달·시공) 작업을 시행 중이다. 오는 2026년 완공을 앞두고 에쓰오일은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신기술 개발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기술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서 에너지 전환 및 순탄소배출 제로(넷제로)에 대응할 계획이다.
7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회사가 추진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3월 기준 부지 정지 공사 75.4%가량이 진행됐다. EPC도 본격적으로 실행해 약 26.4% 정도 수행됐다. 오는 2026년 상반기 준공 계획에 맞춰 순조로운 프로젝트 진행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너지 전환에 대응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다. 샤힌(Shaheen)은 아랍어로 '매'를 뜻한다.
사냥 등으로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한 조류 매는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현재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와 공통점이 있다. 프로젝트의 이름에서도 석유를 기반으로 새로운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직·간접 9조2580억원 규모를 투자해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현재 12%에서 25%까지 끌어올리고, 올레핀 모노머 생산으로 다운스트림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신기술인 TC2C(원유를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도입, 수율을 높이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샤힌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정유시설에서 배출한 저황원유, 중유를 TC2C 기술을 활용해 스팀 크래커 원료로 변환한다.
새로 구축한 세계 최대 규모 스팀 크래커에서는 모노머, 폴리에틸렌 등을 효율적으로 생산해 마진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완공 이후 세전영업이익 마진이 배럴당 약 4.5달러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전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화학 제품 수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에너지 효율성 및 탄소 집약도 또한 업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수익 창출능력이 대폭 확대되면, 신에너지 전환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광범위한 탄소 중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완공되는 2026년 이후를 위해 1444억원을 투자, TS&D(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및 윤활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저탄소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존 내연 기관 윤활유와 관련된 연구 개발은 물론 앞으로 새롭게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와 수소차 윤활유, 서버나 전기차 배터리의 온도를 낮춰주는 플루이드(Fluid) 제품에 사용될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에쓰오일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