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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 탐구] 한화 미운오리 유통업···‘신성장동력’ 백조로 만드는 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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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05. 02. 06:00

美 '파이브가이즈' 성공안착 자신감
유통에 호텔·로봇 접목 시너지 극대화
외식부문 '한화푸드테크' 이름 달고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 첫 인수
그룹 연회·식음료사업도 넘겨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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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내에서 '유통'은 핵심사업이 아니다. 어쩌면 미운 오리새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룹 전체 매출(53조 1348억원)에서 유통업(1조22억원)의 비중은 2%도 채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존재감은 미미하기만 했다.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유통업은 한동안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과 함께 반전을 꾀하는 것은 물론,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M&A(인수합병)에도 나설 정도로 그룹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룹의 유통 사업을 책임지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한 데 이어, 미국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성장이 침체된 유통 부문에 미래 신사업인 로봇 분야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이 한화푸드테크 출범 후 첫 M&A로 스텔라피자를 점찍은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실제 12인치의 스텔라피자가 조리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5분 남짓으로,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어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꼴로 피자 완성이 가능하다. 또 완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피자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판매가 기준 스텔라피자 가격은 한 판에 8~9달러로 타 브랜드 피자의 60%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김 부사장은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연회·식음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에 흡수·합병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화푸드테크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연회·식음 관련 사업부문이 각각 1:0의 비율로 합병되는 형태로, 한화푸드테크의 외식 서비스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미 한화푸드테크는 내부에 시장 분석과 함께 푸드테크 활용 방안을 발굴하는 식음료(F&B) 솔루션 태스크포스(TF) 운영은 물론, 올 상반기 판교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한창이다.

이처럼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 유명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출시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세우고 국내에 4개의 매장을 열었으며, 작년에만 1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세를 몰아 향후 5년 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도 세웠다.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은 김 부사장의 유통 분야 첫 성과다.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을 겸직하고 있는 김 부사장이 식품과 로봇의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춘 이유로도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으로 두 형들보다 경영에 늦게 참여한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의 호텔·유통·로봇 부문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세 부문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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