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에 호텔·로봇 접목 시너지 극대화
외식부문 '한화푸드테크' 이름 달고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 첫 인수
그룹 연회·식음료사업도 넘겨 받아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유통업은 한동안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과 함께 반전을 꾀하는 것은 물론,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M&A(인수합병)에도 나설 정도로 그룹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룹의 유통 사업을 책임지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한 데 이어, 미국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성장이 침체된 유통 부문에 미래 신사업인 로봇 분야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이 한화푸드테크 출범 후 첫 M&A로 스텔라피자를 점찍은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실제 12인치의 스텔라피자가 조리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5분 남짓으로,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어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꼴로 피자 완성이 가능하다. 또 완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피자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판매가 기준 스텔라피자 가격은 한 판에 8~9달러로 타 브랜드 피자의 60% 수준이다.
이처럼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 유명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출시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세우고 국내에 4개의 매장을 열었으며, 작년에만 1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세를 몰아 향후 5년 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도 세웠다.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은 김 부사장의 유통 분야 첫 성과다.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을 겸직하고 있는 김 부사장이 식품과 로봇의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춘 이유로도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으로 두 형들보다 경영에 늦게 참여한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의 호텔·유통·로봇 부문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세 부문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