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해소에도 순차입금 130조 달해
전력망 투자 확대 위해 부채 줄여야
한전의 부채는 202조 원, 누적적자는 43조 원으로, 한전은 자본금에 적립금을 더한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부채가 쌓이면 발행할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부채를 하루빨리 털어내고 전력망 투자 등을 단행하려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2조 5281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증권가에서는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예상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한전의 1분기 영업이익을 3조 원, 하나증권은 3조5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SMP(전력도매가격) 역시 ㎾h(킬로와트시)당 130.6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h당 130원가량 하락한 값이다. SMP는 한전이 전기를 구입할 때 발전사에 지불하는 값이다.
2022년 12월부터 치솟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와 한전은 4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한전의 역마진 구조도 지난해 5월부터 해소됐다.
다만 하반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가 가스요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전기요금과 동반 인상을 해야 마찰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한전 또한 전력망 투자를 원활하게 이어가려면 부채를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을 내세운 야당 역시 한전의 전력망 투자 확대를 원하고 있다"며 "또 최근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순차입금 규모가 130조 원에 달하고 있어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갈등 여파로 증가하고 있는 유가와 환율도 면밀하게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한전의 연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올해 연간 기준 10조 253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강세를 나타낸 유가, 원달러환율로 인해 늦어도 3분기부터는 다시 한전의 비용 지표가 상승하는 구간에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비용지표 상승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는 한 한전의 연간 실적은 추정치 대비 하향될 여지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