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병 역곡동사무소 투표소서 '관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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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 2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부터 계단을 거쳐 건물 밖까지 사전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의 줄이 늘어섰다. 홀로 혹은 부부나 친구끼리 사전투표를 하러 온 이들은 "편하게 투표하자", "당일엔 쉬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디 사세요?"
동사무소 입구에선 선거사무원들이 '관내'와 '관외' 유권자의 줄을 나눠 세우고 있었다.
관내 선거인은 '부천병' 선거구에 해당하는 심곡본1동, 심곡본동, 소사본동, 소사본1동, 범박동, 옥길동, 괴안동, 역곡3동, 송내1동, 송내2동, 원미구 소사동, 역곡1동, 역곡2동 주민들이다.
관외는 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들로 투표 후 갈색 봉투에 투표용지를 담아 밀봉 후 투표함에 넣는다.
"신분증 미리 준비해주세요!"
10분정도 기다려 투표장에 입장했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지문인식을 마치니 투표용지 두 장이 주어졌다. 투표용지는 본인 확인 후 그때그때 인쇄했다.
투표용지는 지역구 1장, 비례대표 1장으로 총 두 장이었다. 부천병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국민의힘 하종대, 새로운미래 장덕천 세 명이다. 후보가 3명밖에 없으니 투표용지도 간결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용지는 마치 바게트빵처럼 길었다.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 잠시 대기하며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살펴봤다. 51.7㎝에 달하는 긴 길이 때문인지 투표용지가 이리저리 펄럭였다. 총 40개의 정당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있었지만 낯선 이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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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마친 후 바게트빵처럼 긴 비례대표 용지를 가로로 두 번 접고, 지역구는 가로·세로로 한 번 접었다. 비례대표 용지는 두 번이나 접었어도 지역구 용지보다 컸다. 늦은 오후여서인지 투표함 입구까지 용지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이날 사전투표소는 중장년층이 눈에 띄었고, 학생과 직장인으로 보이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강아지를 안고 오거나 부부가 함께 투표를 하러 온 이들도 많았다. '부지런 DNA'를 탑재한 한국인들답게 '일찍할 수 있다면 일찍한다'는 분위기도 읽혔다.
투표를 마친 한 40대 여성 직장인에게 '이번 선거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묻자 "그나마 덜 싫은 쪽 고르기 아니냐"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빨리 해버리고 그날은 좀 쉬려고"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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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의 불안감을 내비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투표를 막 마치고 나온 60대 여성은 "우리 친구들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어제도 사전투표 하면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금도 조금은 불안하다. 세상에 얼마나 나쁜 놈들이 많으냐"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가운데 691만 510명이 투표를 마쳤다. 첫날 최종 투표율은 15.61%로 집계됐다.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첫날 투표율 최고 기록이다.
사전투표는 전국 3천565개 투표소에서 6일까지 이어진다. 투표 시간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유권자는 별도 신고 없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도 가능하다. 투표하러 갈 때는 본인의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발행하고 생년월일과 사진이 첨부돼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