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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zip중탐구] ‘탈덕수용소’ 법정 세운 리우 정경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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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 기자 |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3. 24. 12:00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활용, 정보제공명령 받아
표절 카페 철거 판결도 맡아…작년 이근수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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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리우 정경석 변호사가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김채연 기자
'탈덕수용소'라는 유튜브 채널 뒤에 숨어 K-POP 아티스트에 대한 악성 루머를 지속 유포해온 운영자 A씨에게 지난 1월 '손해배상금 1억원'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유튜브·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은 절대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룰이 마침내 깨진 순간이었다. 인터넷의 이른바 '사이버 렉카' 활동에 경종을 울린 이 사건 뒤에는 법무법인 리우 정경석 변호사(50·사법연수원 28기)의 번뜩이는 재치와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처음엔 확신 없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아시아투데이는 지난 19일 정경석 변호사를 찾아 '탈덕수용소'를 법정에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그는 "미국 민사소송은 우리와 달리 증거개시 절차(디스커버리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서 정보제공명령을 받아냈다는 해외사례를 전해 듣고 미국에서 먼저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우리에게도 정말 생소한 일이었다"고 상기했다.

정 변호사는 "리우는 오래전부터 클린 인터넷 센터를 만들어 K-POP 아티스트에 대한 댓글 모니터링과 단속 업무를 해왔다"며 "여러 사례를 축적해오던 중 '탈덕수용소'를 알게 됐다. 가장 큰 피해자가 가수 장원영이었고, 이후 소속사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과 소통하며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우와 스타쉽은 명예훼손으로 문제가 되는 탈덕수용소 영상을 하나하나 캡처한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한 소명 자료를 2022년 10월 미국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해 5월 미국 관할 법원은 소송 개시에 앞서 구글에 정보제공명령을 내렸고, 같은 해 7월 마침내 A씨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후 장원영 개인과 스타쉽은 A씨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냈고,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법 제210민사단독(박지원 부장판사)은 A씨에게 1억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 "신원파악 여전히 어려워, 정책적 도움 필요"
이번 '탈덕수용소' 사건은 '사이버 렉카'의 명예훼손 활동이 법망을 피해갈 수 없다는 좋은 선례로 회자되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통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신원정보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해외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역시 가입자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 수사기관의 의지가 있어야만 색출이 가능한 실정이다.
정 변호사 역시 '탈덕수용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은 없없다고 한다. 그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이뤄지는 명예훼손 사건은 신원파악이 어려워 수사 중지나 기소 중지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경우 미국 법무부를 통해 신원파악을 요청하는 절차가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답변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아 실패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유튜브는 사람들의 관심이 조회수로 이어지고 '돈'이 되니까 자극적인 정보, 나아가 허위 정보를 난무한다"라며 "미국 법원까지 가지 않고도 한국 법원이나 수사기관을 통해서 구글 한국 지사와 협조가 되면 좀 더 빨리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적·정책적 부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 분야별 전문 변호사 갖춘 '강소 로펌'
1세대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정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리우는 엔터 관련 자문 외에도 인수합병(M&A), 부동산 개발, 전속계약 분쟁, IP 등 다양한 분야별 전문 변호사 16명이 속해 있는 '강소 로펌'이다. 부산 기장군 웨이브온 카페를 표절한 울산 카페를 상대로 건축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국내 최초 철거 판결을 받아낸 것도 리우가 담당했던 사건이다.

리우는 2022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이자 9년간 가사·소년 전문 법관을 지낸 김수정 변호사(48·31기)가 합류해 가사 파트에서 보다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제주지검장을 지낸 이근수 변호사(52·28기)를 영입해 형사분야도 강화했다. 베트남에 해외지사를, 캄보디아와 태국에는 연락사무소를 운영하며 국내 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도 돕고 있다.
김임수 기자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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