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투포커스] 김승연의 도전, 김동관의 완수…‘퀀텀 점프’ 이룬 한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7010014298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02. 28. 06:10

지난해 방산 호조로 실적 선방 성공
김승연 회장·김동관 부회장 합작품
김 부회장 차기 과제 '에너지 사업'
올해 미국 태양광 수요 등 기대감
basic_2022
clip20240331173440
지난해 한화그룹은 에너지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방위산업 호조로 전체 실적에선 선방에 성공했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빛을 본 셈이다. 캐시카우가 된 방산 포트폴리오 구축은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합작품이다. 이들이 주도한 2014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이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상 방위 산업을 맡을 한화오션의 인수도 김승연 회장의 도전을 김동관 부회장이 완수했다.

한화그룹의 '빅딜'로 이룬 성과는 수치로도 확실히 드러난다. 2002년 9조원대의 자산총액은 대한생명 인수 이후 14조원대로 급증했다. 2014년에는 자산총액이 36조원이었으나, 삼성·두산으로부터 방산업체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54조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한화오션 인수 이후 자산총액은 80조원에서 83조원으로 불어났고, 향후 몸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그룹 운영의 방향키를 넘겨받은 김동관 부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한화오션의 안착, 석유화학 등 에너지 사업의 회복이다. 이를 위해 방산 사업이 버텨준다면 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우주 등 다소 리스크가 큰 사업에도 투자를 이어가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나갈 수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그룹 주요 사업부문인 에너지와 방산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에너지, 화학 부문을 주도하는 한화솔루션은 영업이익이 약 3100억원 감소했지만, 방산·우주 사업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익은 3000억원 늘면서다.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했지만 방산업에서 호조가 이어지면서 그룹 차원에서는 실적을 어느 정도 방어해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너지와 방산 사업부문은 한화그룹의 핵심이자 승계의 '키'이기도 하다. 현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주요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있다. 대신 세 아들이 각각 에너지·방산, 금융, 유통·건설 등 세 부문을 나눠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삼형제는 한화그룹 지배회사인 ㈜한화 지분 9%를 한화에너지를 통해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의 성장이 안정적 승계로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장 '캐시카우'도 필요하다. 이 역할을 방산 사업이 맡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방산은 한화의 성장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일단 한화의 시작이 '화약'이다. 창업자 김종희 선대 회장은 한국 최초로 다이너마이트 생산에 성공했고, 방위산업에 진출했다. 뒤를 이은 김승연 회장은 취임 이듬해에 석유화학 기업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 에너지 사업 기반을 닦았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M&A로 한화그룹은 2000년대 들어 기업순위를 10계단 끌어올렸고, 자산총액은 9배 늘었다.

뒤를 이어 김동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태양광을 시작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012년 독일 큐셀 인수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화솔라원 전략실장이던 김동관 부회장은 파산한 회사였던 큐셀 인수를 주도해 세계 굴지의 태양광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김 부회장이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방위사업은 더욱 확대됐다. 삼성그룹 방산, 화학 계열사 인수 작업도 물밑에서 김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그룹 방산 포트폴리오 화룡점정은 한화오션 인수로 볼 수 있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한 차례 시도했으나 무산된 M&A는 지난해 아들 김동관 부회장이 결국 완수해 해상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한화그룹 성장은 역시 김 부회장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우주 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부분은 대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해 방산 포트폴리오의 안정 및 꾸준한 수익 창출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김 부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한화오션의 그룹 안착 및 시너지 발휘, 에너지 사업 실적 회복 등이 꼽힌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적자를 대폭 줄였고, 올해는 선별 수주 등을 통해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석유화학 사업이 다소 부진하겠지만, 미국 태양광 수요 등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