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투현장] ‘오컬트 천재’ 장재현 감독의 토속신앙 세계관 펼쳐지는 ‘파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0010010002

글자크기

닫기

이다혜 기자

승인 : 2024. 02. 20. 18:19

파이팅 외치는 '파묘' 감독과 출연진
배우 최민식(왼쪽부터), 김고은, 유해진,장재현 감독이 영화 '파묘'로 관객들과 만난다/연합뉴스
'오컬트 천재' 장재현 감독의 토속신앙 오컬트 세계관이 펼쳐진다.

'파묘'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0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장재현 감독이 참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는다.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소재와 동양 무속 신앙의 편견을 깨는 새로운 오컬트 미스터리다.

장 감독은 2015년 '검은 사제들'로 당시 한국에서 생소했던 엑소시즘이란 소재로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오컬트 장르에 한 획을 그었다. 이어 신흥 종교 비리를 쫓는 미스터리 영화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 다양한 종교를 총망라한 장 감독은 새로운 종교 세계관을 탄생시키며 '오컬트 장인'의 대명사로 등극했다.
'파묘'에는 일본이 우리의 민족정기를 말살하고자 전국 곳곳에 쇠침을 박았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러한 소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소재를 생각하면서 풍수지리사 선생님 세 명과 시간을 보내면서 항상 땅, 가치관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쇠침'으로 모이더라. 믿든말든 어떻게든 영화에 녹여보려고 했다. 그게 또 영화에 너무 도드라지게 넣는다기보다는 어떻게든 이 캐릭터의 활동에 잘 녹이고 중심이면서도 도드라지지 않게 표현하도록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쉬리' '명량'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밀도 있는 연기력을 선보인 최민식은 데뷔 35년 만에 첫 오컬드 장르에 도전한다. 그동안 깊이 있게 쌓아 온 연기 내공으로 '40년 베테랑'의 풍수사를 촘촘하게 완성했다.

'파묘' 출연진
배우 최민식(왼쪽부터)?10676;김ㅀ資?10676;유해진이 영화 '파묘'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연합뉴스
최민식은 땅을 찾는 풍수사 '상덕'으로 변신했다. 그는 "촬영 내내 진짜 흙을 그렇게 먹었다면 맹장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을 수 있겠지만 다행히 미술 스태프들의 배려로 흙은 맛있게 만들어줬다"며 웃은 뒤 "풍수사들이 흙의 맛을 보면서 토양의 느낌들을 맛을 보면서 함유 돼 있는 미네랄 등을 통해 명당을 찾아내고 물길, 방향으로 흉지와 명당을 가려내는 풍수사들이 있다고 하더라. 영화 속 묘사된 나의 캐릭터는 토양의 질, 맛을 보면서 알아내는 설정으로 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으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화려한 변신을 한다. 이미 공개된 '파묘' 예고편 속 김고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화림은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무당으로 상덕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파묘를 제안하며 사건의 포문을 연다. 특히 극중 선보인 대살굿(타살굿의 형태와 비슷)은 몸짓, 눈빛부터 깊은 에너지를 쏟아낸다.

김고은 "굿 장면은 하루 전 전체 리허설을 다 같이 했고, 촬영 당일에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배려로 카메라 4대로 촬영이 이뤄졌다. 하루만의 끝낼 수 없었던 분량인데 4명의 촬영 감독님 덕분에 끝낼 수 있었다. 따로 준비한 것은 굿을 할 때 퍼포먼스나 그런것들을 (무속인)선생님들과 연습을 많이 했고 체력적으로는 하루만에 촬영할 수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힘들지 않게 끝냈다"고 말했다.

"'저러다 뭔일 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옆에서 봤을 때 몰입도가 대단했다"고 말한 최민식은 "물리적인 몸의 힘듦보다 배역에 철저히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페셔널한 느낌들이 감동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해진은 장의사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 장의사를 직접 찾아가 유골 수습 방법부터 끈을 묶을 때도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유해진 되게 뛰어난 대통령 장례까지 치른 실력을 가진 장의사로 나오잖아. 그런 신들이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던 것 같다. 항상 실제 우리나라 최고의 장의사인 분이 옆에서 지도해 줘 유골 수습 등이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고 답했다.

이도현에게 '파묘'는 스크린 데뷔작이다. 하지만 현재 군복무 중으로 이날 행사에 함께하지 못했다. 장 감독은 이도현의 연기에 대해 "나이와 경력에 비해 스킬이 뛰어나다. 일본어 단어를 어감까지 달달 외웠다. 내가 해 준건 등 뒤에서 연기를 피워준 것 밖에 없다. 같이 보면 좋았을텐데 군대에 있어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은 경문을 외우는 무당으로 신병에서 자신을 구해준 무당 화림과 함께 다니는 신예 무속인이다. 극중 역할을 위해 문신을 새긴 비주얼과 경문을 외우는 모습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도깨비 불, 혼령 등 K-오컬트 적인 요소들을 CG(컴퓨터그래픽)로 표현할 수 있지만 CG를 최소화하고 실사 촬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장르적인 특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최민식·김고은·유해진·이도현의 파격적이고 묘한 연기 앙상블을 담아낸 것은 물론 아름답고 정교한 미장센과 감각적인 영상미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영상과 어우러진 사운드는 기묘해 긴장감을 더한다. 그야말로 연기·음악·미장센까지 갓 벽한 '파묘'다.

장 감독은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의미보다는 되게 재밌고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극장에서 선입견 없이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파묘'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다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