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판매 중단→전체 ELS 발행 감소
발행 시 수수료 얻는 구조…증권사 타격
이는 발행 때마다 수수료 수익을 얻는 증권사 입장에서 타격이다. 증권사는 ELS를 발행할 때마다 수수료 얻는다. 즉 시장의 침체로 발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 수익에 타격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ELS 발행규모 상위 5개사는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다. 이들 5개사의 발행액 기준 점유율은 48.7%에 달했다.
더구나 부동산PF 손실 우려·대체투자 평가손실, 증시침체 등 증권업을 둘러싼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에 악재가 추가됐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ELS 발행규모(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포함)는 62조8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발행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2019년 99조9011억원을 기록했던 ELS 발행규모는 2022년 57조7215억원까지 줄었다. 코로나19 앤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긴축정책 시행으로 국내외 증시가 타격을 받자, 덩달아 ELS 발행도 감소한 것이다.
작년은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국내의 경우 2차전지 관련주로 증시가 호황을 보이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ELS 발행규모 또한 반등에 성공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올해는 증시 회복과 함께 ELS 발행도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존재했으나, 현재는 사라졌다. 오히려 홍콩H지수 ELS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전체 ELS 발행의 침체가 유력하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80%에 해당하는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ELS의 구조상, 기초자산으로 하는 홍콩H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70% 하락으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본다. 지난 2021년 1~2월 당시 1만1000~1만2000선이었던 홍콩H지수는 최근 5200~5300대로 주저 앉아 손실이 확실시 됐다.
실제 현재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ELS의 만기도래 원금 손실액은 7358억원으로 평균 확정 손실률은 53.26%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앞세워 은행권을 압박하면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은 ELS 판매 자체를 중단했다. ELS의 손실 가능성으로 인한 투자수요 감소에 함께 최대 채널의 판매 중지는 발행 자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증권업계는 ELS 수수료 수익이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ELS는 증권사가 발행을 하지만, 판매는 은행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증권사는 ELS를 발행할 때마다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발행이 자주 되는 것이 수익에 긍정적이다. 다시 말하면, 발행규모가 줄어들게 되면 증권사의 ELS 관련 수익성이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손실 현실화로 인해 약해진 ELS 투자수요로 인해 자금 자체가 몰리지 않을 수 있다. 과거 ELS의 중도상환은 재발행으로 이어졌기에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됐지만, 앞으로는 중도상환이 손실 우려에 대비해 미리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행위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역시 ELS의 발행에 부정적이다.
증권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의 악화로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ELS 시장 침체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손실이 올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에 전체적인 ELS 발행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ELS 발행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