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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거부권 행사와 별개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재정 지원, 심리안정 프로그램 운영, 영구 추모공간 조성 등을 담은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해, 특별법 취지에 맞게 이들을 돕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규정한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업무에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점, 위원회 업무 범위와 권한이 과도해 행정·사법부의 역할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점, 불필요한 조사로 국가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거부권 건의 사유로 들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이 법이 자칫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으로 유가족과 피해자,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정부도 적극 수용할 것"이라며 "여야가 특별법안의 문제가 되는 조문에 대해 다시 한번 충분히 논의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무회의 직후 이태원참사 특별법 관련 브리핑을 열고 유가족과 협의해 '10·29 참사 피해지원 종합 대책'을 수립·추진해 실질적인 지원과 예우·추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10·29 참사 피해지원 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지원금과 의료비, 간병비 등을 확대 지원하고, 현재 진행 중인 민·형사 재판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신속하게 배상과 지원을 실시한다.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해 다양한 심리안정 프로그램 운영하고, 당장 회복이 어려운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휴직을 지원한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경제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 유가족과 협의를 통해 희생자를 기리는 영구 추모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는 일관되게 '정쟁' 대신 '실질'을 지향해 왔다. 그것이 정부의 변치 않는 충심"이라며 "더욱 낮은 자세로 더욱 치열하게 같은 목표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