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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證, 국민연금과 거래 끊긴다…실적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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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1. 01. 18:30

NH투자證, 거래 증권사 평가등급 '1등급 → 탈락'
파두·채권형랩 사태, PF 관련 재무건전성 악화 등 영향
국민연금과 거래 중단···실적엔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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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이 NH투자증권을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했다. 증권사들의 책임 투자 강화를 목적으로 ESG·재무건전성 관련 평가 기준을 높인 것에 따른 결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파두,채권형랩 사태와 더불어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재무건전성 악화 등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100조원이 넘는 만큼, 이번 탈락이 NH투자증권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준 국민연금이 NH투자증권에 위임한 자금은 5조7000억원 수준으로, 기관투자자들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위원회에서 일반거래 26개사를 선정했다. 이중 NH투자증권을 포함해 교보·유안타·유진·이베스트·하이·현대차·흥국증권 등 8개사가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증권사들의 책임 있는 투자를 위해 거래 증권사를 대폭 줄여, 기존 36개사에서 26개사로 축소했다. 수수료가 가장 높은 1등급은 8곳에서 6곳으로, 2등급은 12곳에서 8곳으로, 3등급은 16곳에서 12곳으로 줄인 것이다. 선정 과정에서 주식운용 전략과 수탁자 책임 등의 배점을 낮춘 반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배점을 높였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도 고려해 재무안정성 평가 항목에 조정유동성비율을 추가하기도 했다. 조정유동성비율은 유동성 자산을 유동성 부채와 채무보증 잔액의 합으로 나눈 값으로, 증권사의 유동성 계량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이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부각되면서 증권사의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국민연금이 증권사들의 유동성을 더 보수적으로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기존 1등급에서 3등급이 강등돼 거래 증권사 선정에서 탈락했다. 증권사들은 국민연금의 평가에 의해 1~3등급으로 나뉘고, 해당 등급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과의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국민연금은 등급에 따라 자금을 배정하고, 높은 등급을 받을수록 증권사 입장에선 더 많은 자금을 위임 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등급 안에 들지 못한 것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파두,채권형랩 사태와 부동산 PF 관련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랩·신탁 불법운용 관행 논란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우발부채(고정이하 자산)도 증가해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 자산규모는 전년 말 대비 약 1550억원 증가했다.

국민연금과 거래가 끊기면서 NH투자증권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가장 최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가 137조원에 달하는 만큼, 탈락의 고배를 마신 증권사의 법인영업(홀세일) 부문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연기금 투자일임 재산은 약 5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33.5%에 달했다. 이는 계약자들 중에서도 자금 규모가 가장 크다. 6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빠질 경우, 관련 매출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국민연금이 '국내 제1의 기관투자자'라는 대표성을 갖고 있어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도 악영향을 미쳐 연쇄적으로 거래가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도 국민연금과 거래가 중단될 경우, 실적 부진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워낙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다보니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국민연금이랑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결격사유가 없는 증권사라는 방증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도 실적과 연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증권사마다 전체 수익에서 법인영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라는 측면에서 거래가 중단되면 매출 부문에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거래 증권사 선정이 반기마다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평가 지표에 맞춰서 하반기까지 철저하게 잘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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