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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부족·정부 외면 속 국산 코로나치료제 개발 ‘씨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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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3. 10. 20. 09:15

현대바이오 '제프티' 임상 2/3상 결과 분석보고서 공개
의대 교수 12인 "제프티 긴급사용승인 신속 검토해야"
미국식품의약국(FDA) "새로운 긴급사용승인 지속할 것"
현대바이오사이이언스 연구소 사진3
현대바이오 연구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사망자수도 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난관에 봉착했다. 주요 제약사들의 중도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효한 임상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마저도 긴급사용승인 문턱 앞에 고전하면서 자칫 국산 치료제 개발이 물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2/3상 결과분석보고서' 세부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제프티 임상시험에 참여한 임상연구책임자와 DSMB(데이터안정성 모니터링 위원회) 위원 등 의과대학 교수 12명이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를 긴급사용승인을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현대바이오는 보고서에서 8월 코로나19 확진자가 137만명으로, 지난 3월 30만명 대비 4배나 증가했고 사망자수도 3월 288명에서 8월 621명으로 약 3배 증가하고 있다는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공개자료를 공개하며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게 아니라고 밝혔고, 미 FDA도 최근 "기존 긴급사용승인은 유지하고, 새로운 긴급사용승인은 지속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는 등 코로나19 위기는 현재진행형인 만큼 '백신주권' '국산 치료제 확보' 차원의 국산 치료제 개발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현대바이오가 팍스로비드와 조코바가 피임상자 모집기준을 증상발현 5일 이내 확진자에서 3일 이내로 변경한 국제적 기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선례에 따라 mITT 기준 유효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12가지 증상개선 소요일이 위약군 대비 3.5일 단축됐다. 또 고위험군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치료제 등 평소 복용하는 약과 병용투약했을 때도 12가지 증상개선 소요일이 위약군 대비 5.5일 단축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성과 관련해 평소 복용하던 고지혈증약, 고혈압약, 당뇨약 등과 제프티를 병용투약했음에도 중대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약물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 만장일치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보고서를 통해 제프티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병용금기약물이 없다는 영국 리버풀대학의 '약물상호작용그룹'의 약물충돌시험결과도 공개했다.

현대바이오는 미 NIH 산하 NIAID와 1차로 미래 팬데믹 유발 가능성이 높은 인플루엔자·파라인플루엔자·메르스·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5종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전임상에 착수한 상태로, 변이가 많아 독자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비호흡기 RNA 바이러스로 치사율이 높은 뎅기바이러스와 SFTS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우흥정 현대바이오 부사장은 "최근 국내외 기관의 임상결과 발표요청 및 초청이 잇따라 글로벌제약바이오컨퍼런스, 미 미생물학회(ASM), 대한항균요법-대한감염학회, 미 보스턴 IDWeek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2/3상 결과를 발표해 왔다"면서 "주주들도 임상결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청하고 있어 이번에 추가분석건을 포함한 종합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도포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자금력 등에서 열위에 있는 현대바이오의 선전은, 국내 의약발전과 제약주권 확보 차원에서라도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종근당,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 단계에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신풍제약마저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정(피로나리딘인산염과 알테수네이트 고정 용량 복합제)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이 약의 중증화 억제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혀 사실상 중도포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말로는 백신주권, 제약주권을 이야기하지만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여전히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외국산 치료제 확보에만 나서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백신주권과 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지원의지가 구두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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