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플레이어 진입 위한 인가 허용
김주현 "30년만에 시중은행시장에 신규 진입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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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이 전은행권 예금과 대출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저축은행은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제4의 카카오뱅크와 같은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한 내용을 담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5대 시중은행이 과점체제 아래에서 이자장사에만 치중하는 데다 과도한 성과급과 배당잔치를 벌인다고 판단해 지난 2월 말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4개월간 은행권 경쟁촉진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전환을 신청하면 당국은 전환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해 전환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단기간에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키로 했다.
현재 지방은행 중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약 31년만에 새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된다.
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인가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당국이 인가방침을 발표한 이후 신규인가 신청 및 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엄격히 심사해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할 것"이라며 "이 경우 30년만에 처음으로 시장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에 둔 시중은행이 출현해 기존의 경쟁구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과점체제 해소에 의미있는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화전문은행 제도 도입은 지속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처럼 특화분야에 대한 쏠림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