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1월~5월) 국내 펀드시장에서 ESG(채권) 펀드에 연초 이후 약 5327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면 1월~5월 테마유형별 자금흐름 1위다. ESG 펀드와 유사한 SRI(사회책임투자) 펀드에도 같은 기간 4926억원이 몰렸다. IT 펀드에 3018억원, 헬스케어 펀드에 942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을 고려하면 ESG의 인기가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ESG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보고서를 통해 "ESG에 대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ESG 펀드의 유기적 성장률(OGR)은 1.4%로 0.2%를 기록한 일반 글로벌 펀드시장보다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정안이 발표된 EU를 시작으로 미국 등 주요국과 국제기구가 기업의 ESG 정보 공시 규제·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ESG 관련 양질의 정보가 시장에 많이 공급되면 ESG 관련 투자도 크게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1월 말 제 2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8) 회의가 개최된다는 점도 ESG 펀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각국의 탄소 절감 등에 대한 이행 점검이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회의 전후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관련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국내 ESG 관련 펀드 중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밸류지속성장ESG증권자투자신탁(주식)S로, 1년 수익률은 15.24%다. 주주가치 향상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보수도 연 0.994%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1년 수익률 10.51%를 기록 중인 삼성ESG착한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제1호[주식]S도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고려해 장기 투자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는 펀드다. 보수는 연 0.91%다.
배당주 관련 펀드도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펀드로 꼽힌다. 배당 제도 선진화 정책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 배당 여부와 배당금을 알고 거래할 수 있는 배당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배당 성향이 낮은 국내 증시에 대한 저평가를 완화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기업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공표한 후에 배당기준일을 정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투자자가 배당액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했다.
당국의 개선안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배당 관련 정관을 바꾸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기말 배당 기준일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배당금이 확정된 후 주주를 결정하는 절차를 도입,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도 배당 절차 관련 정관을 변경해 투자자가 배당액을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주)SK도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을 분리하기로 했다. CJ그룹과 삼성그룹도 배당 정책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주식형 배당 관련 펀드 중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마이다스 블루칩배당증권투자신탁1호(주식) S 클래스이며, 수익률은 11.45%다. 대형 배당주 투자로 배당수익과 함께 주가지수 이상의 성과를 추구한다.
트러스톤 장기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주식] S 펀드도 1년 수익률이 11.41%로 높은 편이다.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기업과 배당성향을 올리는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소득과 수익을 목표한다.
오 연구원은 "개선된 배당 정책으로 투자자가 기업의 배당금을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이 배당 성향을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도 확대돼 배당주 펀드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