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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빛난 오너 리더십]김동관 한화 부회장, 대우조선 인수로 신사업 세팅…방산부터 태양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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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3. 05. 17. 17:47

한화그룹 오너 3세 경영체제 본격화
김 부회장 중심 미래사업 진두지휘
신재생에너지·방산·우주항공 총괄
신사업 힘입어 영업익 창사이래 '톱'
지분 4.91%…경영승계 탄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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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오너 3세 경영 체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물 흐르듯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최근 그룹 대표 자격으로 잇따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에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 회장의 숙원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주도한 인물도 김 부회장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미래사업인 신재생에너지와 우주항공, 방산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그룹에 입사했을 때부터 맡아온 태양광 사업은 한화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김 부회장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방산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한화는 조선업까지 무대를 넓히게 되면서 김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화그룹과의 기업결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총에서는 사명 변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대우조선의 인수를 통해 조선업에 진출하게 된다. 앞서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김 회장의 숙원인 대우조선 인수를 김 부회장이 성사시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부회장이 대우조선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조선업도 사실상 김 부회장의 관리 아래 놓일 것이란 관측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20년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이후부터다. 김 부회장은 같은 해 10월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기 시작했고,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최근에는 그룹 대표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잇따라 참석, 차기 총수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도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하는 등 재계 총수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김 회장을 대신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대외 행보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5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도 참여한 바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 포럼'의 특사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있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4조4024억원, 영업이익 1조3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2.7%, 30.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방산과 신재생에너지, 금융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한화는 지난해 건설, 모멘텀, 글로벌 부문으로 재편되며 자체 사업을 위한 외형 성장 및 수익성 확보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매출액은 3조1002억원, 영업이익은 27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85.1% 늘어난 수치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3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최근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가 시행되면서 태양광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 확대로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도 향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사업의 호조를 주목하는 배경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김 부회장이 담당해 온 사업이어서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 입사한 2010년은 한화가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 태양광 사업에 본격 진출하던 때다. 김 부회장은 2011년 한화솔라원(옛 솔라펀파워홀딩스)의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업 재편을 거치며 태양광 사업은 한화솔루션에서 담당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그룹의 방산, 우주항공 사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돼 있어서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기도 했다. 오는 24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예정돼 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공동 운용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방산 사업의 경우 잇따라 대규모 수출을 계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K9 자주포와 고성능유도미사일 체계인 천무의 폴란드 수출 등이 이뤄졌다.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완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70억원, 2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385% 증가했다. 방산 수출이 처음으로 내수 매출 규모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김 부회장의 앞에 놓인 과제는 대우조선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제 막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신재생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도 핵심 과제다.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퍼즐인 지분 확보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화의 지분율(보통주 기준)을 살펴보면 김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91%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겸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각각 2.14%씩 들고 있다. 삼형제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9.7%를 보유 중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사업 성과를 내면서 전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한화에 인수되는 대우조선의 소프트랜딩 여부가 김 부회장의 입지를 키우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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