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해 11월에 착수한 '전자금융사고 책임 이행보험 실태조사'에서 전자 금융업무 취급 업체 412개사 중 금융사 1개사와 전자금융업체 56개사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기준금액에 미달했다.
해당 전자금융업체는 쿠팡페이를 포함해 비바리퍼블리카, 인터파크, 위메프, 당근페이, 위대한상상, 원스토어, 티몬, 골프존 등이었다. 금융사 중에선 쿼터백자산운용이 책임 이행보험 기준에 미달했다.
문제는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대형 전자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들 업체의 고객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전자금융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 범위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책임한도가 명시된 전자금융 감독규정은 2013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전자금융 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자금융사고에 대비한 최소 책임 이행 보험 또는 공제 한도 금액은 시중은행 20억원, 지방은행 10억원, 증권사 5억원, 전자금융사업자 2억원,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 1억원이다. 양정숙 의원은 "전자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 이행을 위한 보험금 가입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의 전자금융 감독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금융투자업을 비롯한 일부 업종의 전자금융사고 책임 이행보험 등의 최저 가입 기준 상향과 재해복구센터 구축 의무 확대가 필요하다는 감독규정 개정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12월 금융 보안 규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전자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 이행을 위한 보험금 가입기준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담은 전자금융 감독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양 의원은 "전자금융시장이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10년 전 보험금 한도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정책"이라면서 "전자금융사고와 전자금융거래 규모에 맞게 규정을 개정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