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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덮고 노점 정리하는 천편일률적인 리모델링이 아닌 전통시장의 지역성·역사성·특수성을 살린 디자인을 적용해, 자주 찾고 오래 머물고 싶은 혁신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서울시는 5월 초까지 '디자인 혁신 전통시장' 대상지 2곳을 선정해 2025년까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전통시장 지원사업은 안전과 기능개선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이렇다 할 특징이 없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 시장은' 형형색색의 물결모양 지붕으로 유명하다. 이 곳은 32만 5000개의 타일을 사용해 지붕을 만들었다. 이 시장은 한때 매출저조로 폐업까지 생각하던 쇠락한 시장이었지만 지자체와 상인이 힘을 모아 시장 디자인을 혁신하고 현대화한 덕분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선정된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시는 시장 내 모든 공용시설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시장 입구, 시장 내 조형물에만 디자인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시장 내 조명까지 빠짐없이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통일성과 독창성을 높인다.
사업 대상은 지역자원이 풍부해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쉽고 상인회가 조직돼 있으며 상인들의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높은 서울시 소재 골목형 전통시장(단독시장)이다. 시장의 규모와 사업내용에 따라 예산이 투입된다. 디자인 혁신을 위해 건축사, 교수 등 총괄기획가를 선임해 계획수립부터 준공~사후관리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다. 경쟁력 있는 설계안 선정을 위한 국제현상설계 공모도 시행한다.
참여를 원하는 상인회는 이달 말까지 자치구로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접수하면 된다. 5월 8일 최종 선정 시장 2곳을 발표 예정이다. 선정된 시장은 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 현상설계 공모와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2025년 착공한다.
박재용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서울의 전통시장도 예술적 디자인을 입혀 지역주민과 관광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품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