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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입은 롯데백화점…유통가 ‘아트 1번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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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2. 12. 13. 06:00

국내 미술시장 1조 규모 '급성장'
명품 소비층과 전시 관람층 겹쳐
롯데百, 아트콘텐츠실 개설 1년
英 '알피 케인' 아시아 최초전 등
150여 작가 작품 소개 매진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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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알피 케인의 전시가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 /사진=안소연 기자
백화점이 주최하는 미술품 전시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가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하면서 소비층이 겹치는 '명품'과 '고가 미술품'을 접목해 '아트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백화점 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작가 알피 케인(Alfie Caine)의 아시아 최초 전시회에 전시된 16점의 작품들이 완판됐다.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기 전날인 8일 열린 프라이빗 행사에서 모두 팔린 것이다. 이 전시회에는 지난 주말에만 약 1000여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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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시 중인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작품들. /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올해 진행한 작품 전시 중 매진을 기록한 전시회는 이번 알피 케인 전시회를 포함해 총 4건이다. 4~6월 진행한 김참내 개인전, 5~7월 콰야×최백호전, 비공식적으로 진행한 임미량 작가전 등이다. 이 중에서는 '오픈런' 현상을 보일 정도로 인기인 전시도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1979년부터 롯데갤러리를 통해 다양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해 9월 아예 아트콘텐츠실을 신설하고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 백화점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술품 전시는 '구색 맞추기' 식이 아닌 수준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시 기간 둘 달을 남겨놓고도 이미 완판한 알피 케인은 저명한 미술 사이트 'ARTSY'에서 선정한 올해 컬렉터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가 1위에 뽑힌 신진 인기 아티스트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작품이 3배 이상의 가격에 팔리기도 하고, 세계 거장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호크니와 에드워드 호퍼를 연상케 한다는 평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를 진행하는 잠실 롯데아트홀 또한 대형 작품을 여유롭게 걸 수 있을 만큼 작품 전시 공간이 넓어 다양한 전시를 수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전시회가 일반 상업·독립 갤러리와 비교해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다만 백화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방문하는 관람객과 고객층의 스펙트럼이 일반 갤러리보다 훨씬 넓을 수 있고, 따라서 오히려 보다 다양한 성격의 전시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유통가 내에서 '아트 1번지'가 되겠다는 목표다. 올해 대규모 아트페어인 '롯데아트페어 부산 2022'를 시작으로 공예품, 뉴미디어 아트, 구상 미술 등의 전시회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 등에서 6곳의 아트 갤러리 등을 통해 전시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국내외 150여 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백화점 업계가 미술 작품 전시회에 주목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명품의 인기가 한창 치솟을 때 미술품 전시회가 그 바통을 넘겨받았다. 백화점으로서는 명품 소비층과 미술품 관람층이 겹친다는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백화점 주요 공간을 할애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을 하러 온 고객에게 주기적으로 새로운 아트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 수준과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고객들이 이 백화점을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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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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