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상 최대 규모 홍수, 호주 남동부 황폐화…기후 재앙 현실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1116010008894

글자크기

닫기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2. 11. 16. 14:08

북부는 강한 바람·열기…산불 위험 심각
호주 남동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폭우와 홍수로 황폐해지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쏟아진 비로 호주에서 가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시드니, 멜버른의 도심 지역이 침수됐고, 호주 서부 내륙에 있는 주요 곡창지대가 큰 피해를 보았다. 이런 폭우를 예상하지 못하고 설계된 댐과 하수시설은 더 이상 홍수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고, 구조 인력이 부족해 미국과 싱가포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NSW 홍수
호주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380킬로미터 떨어진 포브스 마을에서 주택 수백 채가 침수됐다./사진=뉴사우스웨일스 지역소방대 트위터(@NSWRFS)
지난 몇 달 동안 소방 당국이 발령한 위기 경보는 2백 건을 넘었다. 대피를 위한 시간이 한 시간도 남지 않은 긴급 대피 명령도 잇따랐다. 주민들은 집과 재산을 남겨둔 채 황급히 안전지대로 피해야 했다.

계속되는 천재지변은 홍수 피해를 직접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주택과 자동차 보험, 의료보험료가 폭등했다. 곡창지대가 침수되면서 주요 농산물의 가격은 올랐다. 주요 대도시 거주자들은 더 이상 홍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호주 남동부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북동부에는 강한 바람과 뜨거운 열기로 산불 위험경고가 발령됐다. 전문가들은 호주 전체가 이런 극단적인 날씨를 보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걱정했다.

정책 전문지 컨버세이션이 16일(현시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번 기상이변이 예년에 비해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날씨는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대홍수가 일어나는 라니냐 현상이 끝나면 2030년에는 극단적인 가뭄을 불러오는 엘니뇨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런 기상 이변이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40년 일찍 찾아왔다는 것이다. 농촌은 물론이고, 대도시들도 이런 규모의 자연재해를 견딜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기상 이변이 다가온 것이다. 주요 곡창지대 주변 강을 따라 건설된 댐은 이미 홍수 조절 기능을 잃었고, 대도시의 하수 처리 용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호주 소방청장은 산불을 진화할 수 있는 장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큰 산불이 나면 외국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고백했다. 대도시 주요 인구 밀집 지역이 더 이상 홍수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면서, 도시 계획도 전부 새로 짜야 한다. 주요 곡창지대와 대도시를 잇는 도로와 인프라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기상 전문가들은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2030년 엘니뇨가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은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