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자, 소극적 자세 전환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된 주식 수는 9억2201만주(50건)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2억4745만주(63건) 대비 3억2544만주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금액도 2조1617억원에서 9455억원으로 1조2162억원 줄었다.
◇무상증자·CB·BW 등도 감소세
유상증자뿐 아니라 무상증자도 크게 줄었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 이익준비금을 자본에 전입하는 경우 혹은 결산 후 기업이 현금으로 배당하지 않고 주식으로 배당하는 경우 등 무상증자를 주식 배당에 활용하기도 한다.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무상증자를 통해 새롭게 발행된 주식 수는 5371만주(12건)으로 전년 동기 2억227만주(22건) 대비 1억4856만주 줄었다. 무상증자는 주식 유통물량 확대, 기업의 재무구조 양호 신호 등으로 해석돼 증시에서 통상 호재로 여겨지지만, 증시 침체로 무상증자 효과가 크지 않아 기업들이 주식 발행을 꺼리고 있어서다.
주식관련사채의 권리행사 규모도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전환사채(CB) 행사로 발행된 주식 수는 2억184만주(308건)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4억1026만주(411건) 대비 2억1022만주 줄었다.
발행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로 인한 발행주식수도 같은 기간 5543만주(293건)에서 5202만주(199건)으로 줄었다.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자 현재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게 득 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긴축 지속, 추가적인 재원 조달 어려움 등으로 주식 발행 여건이 좋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하락장세 속에서 주식을 추가 공급하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행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긴 어렵고 투자자들도 신주 발행분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약해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