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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軍, 헬기·인간방패 내세워 교전지역 점령…“곧 전쟁터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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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5. 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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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민단의 관공서 밖에서 포착된 미얀마군의 모습./사진=Chin Human Rights Organization·미얀마 나우 캡쳐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충돌하던 지역을 끝내 점령했다. 군부는 해당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헬기까지 띄우는 초강력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사로잡은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16일 이라와디·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은 전날 서부 친주(州)의 민닷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 친주는 카친주(州)·카렌주(州)와 함께 무장단체가 결성돼 미얀마 군부와 가장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친주의 민닷 지역에서는 친주 주민들이 결성한 친주방위군(CDF)이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미얀마군과 교전을 벌였다.

인구 2만여명의 민닷 지역은 육로를 통해 이동해오는 미얀마군이 총격을 퍼붓자 직접 만든 활과 총, 사냥용 총 등으로 군부와 맞섰다. 지난달 말 군부가 병력 증강에 나서자 주민들이 사제무기로 저항해 군경 최소 2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시민군이 국영은행을 지키던 군경과 지역 내 경찰서를 급습했다. 국영은행이 공격 받자 군부는 지난 13일 민닷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헬리콥터까지 동원했다.

미얀마 나우는 민닷 시민방위군(PDF) 대변인과 주민들을 인용해 전날 미얀마군이 6대의 헬기와 무기를 대규모로 증강한 병력을 증파해 민닷을 공격한 뒤 점령했다고 전했다. 민닷 지역을 지키던 시민 방위군들이 육로를 막고 곳곳에 매복하자 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헬리콥터를 격추할 수 있는 무장능력을 갖추기 못한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미얀마군이 퍼붓는 대규모 공습 끝에 시민방위군 대부분이 후퇴했다. 일부 시민방위군이 마을에 남아있다고 알려졌지만 지역을 점령한 미얀마군이 가가호호 급습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민닷 시내에 진입한 미얀마군은 무차별로 주민들을 체포한 뒤 이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웠다.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는 각각 군부가 최소 15명과 18명의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썼다고 확인했다.

미얀마군이 체포한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활용하자 시민방위군도 더 이상 반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천천히 퇴각했다는 것이 현지 주민의 전언이다. 최근 충돌로 인해 수천 명의 주민들이 집을 버리고 피신했지만 미얀마 나우는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마을 안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NUG는 성명에서 “군부의 공격으로 최근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지만 더 많은 이들이 죽음과 부상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민닷이 48시간 안에 전쟁터가 될 위험해 처해 있다. 수천 명의 이주민이 발생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NUG는 “국제 사회가 무방비 상태의 민닷 주민들을 보호하고 군부 만행을 끝내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최대 도시인 양곤과 제2도시인 만달레이를 비롯 일부 대도시 지역에 계엄령을 내리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고 관할 군 사령관에게 주민들의 생사여탈권을 맡긴 것은 친주 민닷 지역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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