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간 부품수급난 치열할 듯
7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시장에 공급할 ‘갤럭시A’ 시리즈 부품 수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단 1분기는 잘 넘겼지만 2분기까지 부품 공급난이 이어진다는 예상이 나와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당초 전망치보다 많은 7500만~7600만대로 추정된다. 지난 1월말 글로벌 출시한 ‘갤럭시S21’과 갤럭시A 시리즈가 선전한 덕분이다.
문제는 2분기다.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에 판매할 갤럭시A 시리즈에는 4G LTE 통신칩이 필요한데 공급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이 지난달 17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관련 부품 공급과 수요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며 “매일 아침 부품 공급문제를 논의하고 사업부장들이 (코로나19 시국에도) 해외 협력사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을 떠받치는 핵심 라인업이다. 갤럭시S와 갤럭시Z가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하고 갤럭시A가 150~500달러대 중저가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G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에서 갤럭시A 시리즈로 중국 브랜드들과 경쟁해왔다.
애플도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12 프로는 모두 공급 부족상태”라며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생산량을 늘리는데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왕샹 샤오미 회장은 지난달 24일 4분기 실적발표 후 “반도체칩 부족으로 인해 제조 비용이 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비용 증가분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일부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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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애플과 삼성전자가 부품 부족을 언급한다면 LG전자나 중국 스마트폰 빅4(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는 당연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최근까지 미디어텍으로부터 4G 칩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칩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LTE 스마트폰을 시장에 제때 내놓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가 미디어텍으로부터 칩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데도 부품수급 문제 등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용 부품 부족 현상은 최근 파운드리 업계가 10나노 이하 초미세 시설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전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는데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10나노, 28나노, 55나노, 100나노 이런 라인에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10나노 이하에 투자했다”며 “전체 시장이 커졌는데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부품 공급 부족 사태가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주요 부품 부족으로 공격적인 물량 확대를 못 하고 오히려 일부 제품은 생산이 2월에 중단됐다”며 “부품 부족 사태는 2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으로 부품 공급망 관리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요한 전략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