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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이슈]두바이 공주 “나는 인질신세”…욕실에서 몰래 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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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2. 17. 14:19

두바이공주
지난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탈출 감행 전 영상을 남긴 라티파 공주./사진=‘프리 라티파(Free Latifa)’ 캠페인 공식 유튜브 캡쳐.
아랍에미리트(UAE)의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딸 라티파 공주(35)가 아버지에 의해 감금돼 인질 생활을 하고 있다는 동영상이 BBC를 통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파노라마는 ‘사라진 공주’라는 제목으로 라티파 공주가 몰래 녹화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촬영 날짜가 불확실한 해당 영상에서 라티파 공주는 현재 두바이의 어느 빌라에 감금돼 있으며 외출을 할 수도, 창문을 열 수도 없다고 전했다. 또 집안과 밖에는 각각 2명과 5명의 경찰이 감시하고 있어 유일하게 문을 잠글 수 있는 욕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들이 평생 외출하거나 햇볕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불안한 표정으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라티파 공주는 지난 2018년 2월 아버지에게서 해방되기 위해 보트를 타고 UAE 탈출을 시도했지만 특공대원에게 발각돼 두바이로 강제 이송됐다. 라티파 공주는 당시 특공대원의 팔을 무는 등 격렬히 저항했지만 약물을 투여 받고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라티파 공주는 16살 때도 UAE 탈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3년간 독방에서 학대를 당했다.

UAE당국은 라티파 공주가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이번 영상에 대해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영상은 라티파 공주가 비밀리에 보내오던 영상을 친구들이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프리 라티파(Free Latifa)’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라티파 공주가 최근에는 영상을 보내오지 않는다며 그의 안전을 우려했다. 이들은 유엔(UN)에 라티파 공주의 행방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Dubai Missing Princess <YONHAP NO-5682> (AP)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사진=AP 연합
알 막툼 총리는 두바이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강압적이고 여성차별적 행보로 인권단체들에게 비판 받고 있다. 알 막툼 총리는 총 6명의 부인과 30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번째 부인인 하야 빈트 알 후세인 요르단 공주는 2019년 두 자녀를 데리고 영국으로 피신했다. 하야 공주는 영국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배다른 자녀인 라티파 공주와 샴사 공주에 대한 알 막툼 총리의 납치와 강제구금 사실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영국 법원은 두 자녀가 20년 동안 상당 부분 자유를 박탈당했으며 하야 공주에게도 학대와 억압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UAE는 중동국가 가운데 여성인권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학대가 사회 전반에 남아있다. 특히 가정 내에서 여성인권의 열악함이 극명히 드러나는데, UAE는 남편이 아내나 자녀에게 휘두르는 폭력을 훈육으로 보고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 또 남편에 비해 아내에겐 이혼 절차도 까다로운 편이다.

UAE는 지난해 들어서야 이른바 ‘명예살인’을 일반살인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연방법을 개정했는데 이는 UAE 내 여성의 지위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간통 등으로 가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족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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