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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경기 중랑구청장…“건전한 습관이 더 나은 세상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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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경 기자

승인 : 2020. 06. 28. 16:01

류경기 중랑구청장 인터뷰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24일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순수 구비 73억원을 투입해 건립하는 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중랑의 교육문화를 체계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누구나 갖고 싶지만 가지기 어려운 것. 바로 ‘건전한 습관’이다. 하지만 건전한 습관을 가진 사람의 실천력은 세상을 바꿀 만한 힘도 가지고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24일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부터 건전한 습관을 가지고 실천하며 앞장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나부터 실천하고 습관화 할 수 있는 행정을 해야 행정에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음은 류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벌써 민선7기 임기가 절반이나 지났다. 반환점을 돌았는데 지난 2년간 성과와 남은 2년간의 역점과제에 대해 듣고 싶다.

“시간이 참 빠르다. 지난 2년은 현장에서 구민들과 만나는, 소중하고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2년이 씨를 뿌리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2년은 싹을 틔우는 시간으로 채워가고자 한다.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집중할 계획이다.

성과를 얘기하자면 먼저 관내 면목동 용마폭포공원이 공간의 이야기를 살려 인공암벽장으로 탈바꿈했다. 또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정환 등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들이 잠들어 계시는 망우리공원이 공동묘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사문화공원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이는 모두 중랑마실, 아침 청소 등 현장에서 구민들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SH본사의 중랑구 이전, 면목2동과 상봉2동 면목패션봉제특정개발진흥지구의 서울시 중심지형 도시재생사업지 선정이라는 쾌거도 거뒀다. 마중물 사업비 200억원을 확보해 패션봉제업이 지역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동력도 확보했다. 교육에 있어 굵직한 성과도 이뤄냈다. 중랑구 장애인정책의 한 획을 그을 동진학교가 2024년 들어선다. 이곳은 장애아동의 학습권 보장은 물론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특히 중랑구는 그동안 저층 주거밀집지역으로 개발돼 사회간접자본(SOC) 기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나는 면목행정복합타운 통합개발, 면목유수지의 서울시 지역생활권 시범사업지로 선정 등이 중랑구의 SOC 확충을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공도서관, 문화체육복합센터, 공영주차장,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은 주민들의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다.

2028년 면목선 도시철도 개통도 중랑구 교통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리라 확신한다. 지하철 6, 7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 등 지하철 노선이 4개나 지나지만, 면목동의 경우 비교적 사각지대였다. 신내동에서부터 망우동, 면목동, 동대문구 청량리 등 12개역을 잇는 면목선은 약 9.05km로, 1조원 상당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교통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도 같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중랑구는 4개 철도 외에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가 교차해, 교통의 요충지기도 하다. 그러나 교차구간에 상습정체가 빚어지는 등 교통량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기까지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떤가.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교차 구간에서 차가 많이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시와 함께 추진 중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가 이뤄진되면 교통혼잡도가 획기적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교차 구간 바로 옆인 신내역은 현재 6호선 마지막역으로 차량기지가 있는 곳이다. 5만여평의 신내차량기지는 중랑구의 마지막 대규모 가용지다. 중랑구는 이를 경기도로 옮기고, 그 자리에 도시형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가 이전되고 산업 단지가 조성되면 2만380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5조98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생산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다.

현재 구리와 남양주는 신도시 등으로 급격히 인구가 늘어나는 등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도시가 더 커질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구리, 남양주에서 서울로의 접근성 향상과 교통혼잡 해소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6호선 연장은 불가피하다.

단 신내차량기지 이전은 분명히 시간과 재정투입, 기관간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구는 민선7기 내 합의점을 찾고 착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남양주시, 구리시와 본격적으로 협의를 시작했고 현재 차량기지 이전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이제는 구체적인 발전방안을 각 지역구 국회의원, 지자체장이 모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아울러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이 확정된 GTX-B도 중랑구를 지난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부터 여의도와 용산, 서울역, 청량리, 망우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총 연장 80km, 지하 40m 이상 깊이로 건설된다. 주요 거점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로, 망우역에서 서울역까지는 10분, 인천 송도까지는 37분이면 도착한다. 이는 구를 알리는 기회이자, 중랑구의 교통 인프라를 한층 끌어올리는 등 지역 활성화 효과를 낳는 계기가 될 것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 인터뷰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24일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랑의 교육 발전을 위해 매년 교육지원예산을 10억원씩 늘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중랑구의 교육여건이 타 자치구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은 주거, 교통과 더불어 지역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나.

“교육은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차별적으로 이루져서는 안된다. 구청장으로서 아픈 부분이지만, 솔직히 나 역시 ‘중랑구가 교육문제만 해결되면 참 좋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 구를 거쳐간 청장들의 과제이자, 관내 학부모들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교육이라는 것은 상대적 만족도를 가지는 것이면서 공적 제도다. 사실 교육이라는 공적제도에 대해 구청이 크게 주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구 조례를 제정해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구가 할 수 있는 이 역할을 통해 관내 학교에 최대한 많은 지원을 하고자한다. 내가 처음 중랑구에 왔을 때 책걸상을 고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인 교육지원경비가 연 38억 수준이었다. 당시 25개 자치구 중 12위로 하위권은 아니었지만, 구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매년 10억씩 늘리고 있다. 이에 올해에는 서울 자치구 중 4위를 차지했다. 2배 이상 뛰어올랐다.

그리고 학교 외 공간에서도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구 예산 73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방정환교육지원센터를 짓고 있다. 오직 구 예산으로만 진행되는 사업으로, 구가 직접 프로그램을 정하고, 꾸려나갈 예정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본인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할 지 생각하게 될 것. 고등학생이 아닌 더 어린 아이들도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하고, 학부모를 위한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또 진로나 직업을 구하는 프로그램을 자치구 최대규모로 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 25개구 중 7개 구가 이런 교육센터를 가지고 있다. 내년 1월이 되면 최대 규모와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중랑구 센터가 세워진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과제가 있다. 취학 전 아동들이 책 1000권을 읽는 사업이다. 이는 영유아기에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현재 관내 미취학아동 1만6000명 중 1200명이 함께하고 있다. 말을 배우거나 하지 못하는 6000명의 영유아를 제외하면 가입률이 12%에 이른다. 중랑구 아동 10명 중 1명은 꾸준히 책읽기에 도전했다는 말이다.

미취학아동들의 경우 이 시기에 뇌의 80%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습관을 들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3년 이상 하면 독서의 의미, 즐거움을 습관화해서 학교에 입학하지 않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공부를 많이 한 아이와 책을 많이 읽은 아이를 놓고 볼 때 책을 많이 읽은 중랑구 어린이들의 미래가 더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습관은 아이들의 인간관계 폭을 넓게 해줄 것이다. 나는 살아가는 데 있어 생각의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전문 행정가의 길을 걷다가 정치인을 겸하게 된지 2년이 지났다. 행정가와 정치인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시 공무원으로 있던 30년 시절은 갖춰진 체계 속에서 일했다는 점에서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고, 양분이 풍부한 온실에 비유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마냥 편했던 것은 아니다. 백조나 오리가 물 위에 편안하게 떠 있는 것 같아도 물속에서는 누구보다 발을 빨리 젓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참 열심히 발로 뛰었던 시간이다. 그리고 내가 서울시에 있던 시기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로, 행정수요가 매우 많을 때다. 그 만큼 큰 그림을 많이 그렸고,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보람을 느꼈다.

당시에는 빨리 집을 짓고, 상하수도나 도로 등 기반 시설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성장한 도시를 어떻게 잘 관리할 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서울 인구도 약 10여년 째 1000만에 머무르고 있지 않나.

머리로 그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가장 큰 차이점은 내가 펼친 정책이 구민들의 피부에 닿는 속도와 이에 대해 반응이 돌아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는 따뜻한 바람은 물론 차가운 바람도 빠르게 다가온다. 다양한 직업, 생각을 가진 주민들과 만나며 구의 정책이 40만 구민들의 생계에 직결된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다. 또 체감도가 훨씬 큰 만큼, 보다 신중하려 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 인터뷰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24일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같은 전염성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초선 구청장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위중한 사태를 경험했다. 또 아직도 코로나19는 진행형이다. 강남 어학원 확진자가 중랑구 헬스장을 방문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중랑구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바이러스 시대에 마스크가 생필품이 되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관내 봉제업체와 협업해 국민안심면마스크 20만장을 만들어 공급했다. 봉제업체에는 일감제공으로 활기를 불어넣었고, 마스크 공급부족으로 불안했던 구민들은 안심할 수 있었다. 또 5월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폐현수막을 활용해 코로나19 생생기억공간을 마련했다. 코로나19 대응 정보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현수막을 이용한 전시회였는데 코로나19를 이겨낸 역사의 현장이자 종식을 염원하는 공간이었다.

이에 앞서 2015년 서울시 기조실장으로 있을 때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었다. 곧 종식됐지만, 그 때의 경험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당시에는 정보 공유에 제약이 많았다. 불과 몇년 전이지만 사회가 전반적으로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확진자와 접촉한 주민들이 신속히 검사받아야 하는데 이를 추진하기 어려웠다. 병원명 자체도 공개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나는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첫번째는 증상이 있으면 일단 검사를 받는 것이다. 방치는 감염을 확산시킬 뿐이다. 중랑구에서는 지난 몇달간 6000명 이상이 검사를 받았다. 일 평균 50명 수준이다.

두번째는 감염 차단이다. 빨리 확진자가 다녀간 곳의 방역 작업을 마치고 또 다른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또 의심자 격리와 역학조사를 빠르게 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은 메르스에 비해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내가 서울시에 있을 때는 서울시에 역학조사관이 1명이었다. 지금은 구에서도 할 수 있게 권한을 줬다.

세번재는 N차 확산을 막기 위해 사찰과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과 어린이집 등에서의 밀접 접촉을 막는 것이다. 모임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기에 구가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구는 시설 문을 닫았을 때 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해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관내 16개동 별로 방역단을 구성해서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이라서 요일 담당자를 정해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덕분에 관내 확진자는 32명밖에 안나왔다. 민관협력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코로나19를 검사할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다행히 중랑구의사협회에서 21명이 자원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구청장으로서 중랑구의 비전을 어떻게 잡고 있는가

“단연코 중랑구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목표다. 우리 구만이 가진 자연환경, 역사자산, 공동체 의식 등 중랑구의 강점을 살려 구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중랑을 만들 것이다.

먼저 전체면적의 40%가 녹지라는 강점을 살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시농업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민선7기 주요정책인 생명복지 실현을 위한 것이기도 한데 도시농업을 통해 힐링도 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중랑구는 약 3만년 전부터 사람이 살던 곳으로, 허허벌판에서 계획 도시가 된 강남과는 다르다. 즉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차츰 바꿔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관내 8곳에서 주민이 모이고 참여해 새롭게 도시를 바꾸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도 획기적으로 늘렸다. 취임 당시 100억원이었던 중랑구의 도시재생 사업 예산은 현재 574억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사람을 핵심으로 한다. 구청사 앞도 원래는 주차장이었지만, 서울시청 광장처럼 잔디밭으로 바꿨다. 구청의 주인은 차가 아니고, 우리 구민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추진했다. 다행히 구민들 반응도 좋다. 봉화산 정기가 온다는 말도 있다는 농담도 들린다. 구민들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중랑구가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나는 취임 후부터 실천해왔던 새벽청소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깨끗한 중랑 만들기’ 사업에 따라 시작했지만, 결국 구가 우리 공간을 깨끗하게 다룬다면 누구나 살고싶은 도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청소를 꾸준히 하다보니, 알아봐주는 구민들도 많고 ‘나도 동참하겠다’고 나서는 구민들도 있다. 도시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덜 버리는 것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결국 일단 버려진 것을 깨끗하게 치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60~70㎞를 쓸었다. 건전한 습관이 더 나은 세상을 가져오리라 믿는다.”
김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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