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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도 이러한 순간이 필요하다. 가끔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서야 지나칠 번한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직진을 방해하는 신호를 만나야 쉬어갈 수 있고,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화가 김선두의 ‘느린 풍경’ 연작은 이러한 메시지를 전한다. ‘느린 풍경’ 연작에서는 화면 중앙 하단에 자리한 반사경이 눈에 띈다. 두텁게 중첩한 배경의 붉은 빛과 달리 반사경은 매우 옅은 농담으로 그려졌다. 수채화처럼 가볍게 표현해 배경과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김선두는 자신의 색을 한국의 묵은지와 고추장에 비유한다. 맵지만 겉절이처럼 화끈거리지 않는 빛이라는 의미다.
학고재 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