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작업 범위 넓어져 비용 증가
올해 아파트 재도장 시장 경쟁 치열할 듯
◇내년 1월부터 아파트 외벽 붓·롤러로만 칠해야
4일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대기환경보전법 하위법령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아파트 외벽 페인트 시공은 장기 수선 계획과 주민 비용부담을 고려해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새로운 하위법령은 도심 미세먼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아파트 외벽에 페인트를 바를 때 스프레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부턴 아무리 큰 아파트라도 롤러와 붓으로 칠해야 한다. 스프레이 작업시 공기 중에 날리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줄이기 위해서다.
페인트가 튀지 않도록 막는 보양작업 범위도 기존보다 넓어졌다. 기존엔 작업하는 아파트 인근 차량 덮개만 설치했지만, 내년부턴 발코니와 난간, 화단에도 보양작업을 해야 한다. 페인트 업계에선 대기환경보전법 가이드라인대로 건물 외벽을 시공하면 비용이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KCC와 삼화페인트 등 국내 주요 페인트 기업들도 아파트 재도장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페인트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건축용 페인트 시장 규모는 약 1조원대다. 재도장 시장 규모는 6000억원대에 달한다. 신축 아파트 시장보다 규모가 크다. 매년 변동이 큰 신축 물량과 달리 재도장 시장은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페인트 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페인트 양의 80%가량이 재도장시 사용된다”며 “보통 아파트의 경우 5년에 한번씩 재도장하도록 돼있어 주요 페인트 기업들도 재도장 시장 지원 조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도장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또 지원하는 이들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도장 시장은 각 아파트의 동장을 설득해야 하는 등 영업이 까다로운 편”이라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 등으로 위축됐던 시장이 다시 활기를 얻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은 원래 스프레이 도장을 못했고 다른 지역은 가능했다. 앞으론 전국적으로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없으니 올해 안으로 재도장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파트 재도장 시장 인기 컬러는 파란색 계열이다. 삼화페인트공업이 최근 5년간 건축용 페인트 주문컬러 200만건을 분석한 결과, 강조색 선호도가 주황색 계열에서 파란색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조색이란 건물 전체 면적에서 5~10%가량 사용되는 포인트 컬러다. 대부분의 면적에 칠하는 색상은 주조색으로 불린다. 주문컬러 기준 2019년 강조색은 2014년 대비 주황색과 녹색계열이 각각 4%, 5% 감소한 반면 파란색계열은 10%가량 증가했다.
김향란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센터장은 “과거 건축용 페인트의 주조색이 주로 아이보리계열이었지만 최근에는 무채색의 그레이계열까지 확장되며 배색이 다양해졌다”면서 “아파트단지의 차갑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강조색은 파란색계열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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