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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얇은 땅 위에’는 두 개의 캔버스로 이뤄진 회화다. 중앙에 자리한 벽이 좌우의 풍경을 연결 짓는 동시에 단절하는 역설이 드러나 있다.
벽을 중심으로 좌측 캔버스 하단에는 무릎 꿇고 엎드린 인물 군상이 펼쳐진다. 전체 화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힘도 존재감도 없다. 납작하게 엎드린 등이 땅에 스며 사그라진다. 땅과 하나가 되는 민중의 초상이다.
우측 화면 상단에는 양복 입은 남성의 모습이 눈에 띈다. 거대한 패널 위 뚜렷한 윤곽으로 표현된 남성이 불가항력적 권위를 드러낸다.
학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