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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2016년 11월 화폐 개혁 이후 전자결제 붐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전했다.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부패한 공무원·범죄조직의 비자금 은닉·탈세 등 이른바 ‘검은 돈’을 없애기 위해 고액권인 500루피·1000루피의 통용을 예고없이 중단하고 신권으로 교체했다. 인도 전역에서 통용되던 화폐 가운데 86%(금액 기준)가 무용지물이 된 것. 인도 정부는 구권을 신권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신권 부족 현상에 현금이 없는 사람들이 전자결제로 몰렸다. 현금 결제를 고집하던 상인들도 어쩔 수 없이 전자결제를 도입하게 된 것. 물론 인도 정부가 전자결제를 적극 밀어준 덕분도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향후 4년 간 인도의 전자결제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 전자결제 총액은 648억 달러(약 75조124억원). PwC는 이같은 전자결제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1352억 달러(약 156조52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이다.
현재 인도 전자결제 시장에서는 미국 구글의 구글페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 인도 스타트업인 페이티엠(PayTM)과 미국 월마트 산하의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폰페(PhonePe)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PwC는 현재 인도 국민 4명 가운데 1명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 전자결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거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의 전자결제 붐은 핀테크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3월 인도의 핀테크 시장에는 2억8600만 달러의 투자금이 모여들며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