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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상 오해로 만성적 혈액 부족 겪는 중동, 헌혈 확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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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민 기자

승인 : 2019. 06. 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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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4일은 ABO식 혈액형을 처음 발견한 미국의 면역학자이자 병리학자인 칼 란트슈타이너의 탄생일이자 ‘세계 헌혈자의 날’이다.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잦은 분쟁 탓에 중동에서도 헌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헌혈이 이슬람 교리상 문제가 될 것이란 오해가 만연해 만성적인 혈액 부족을 겪고 있다. 이에 페르시아만 연안의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헌혈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등 헌혈을 통한 혈액의 자급자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랍뉴스는 최근 중동에서 헌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헌혈을 통한 혈액의 자급자족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이슬람 교리상 헌혈이 종교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란 오해가 만연해 있기 때문. 헌혈을 포함한 출혈이나 구토 등은 우두(Wudu)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것. 우두란 이슬람의 신성한 예배 전 의식으로 기도 전 손발을 깨끗이 하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또한 라마단이라고 불리는 금식월 기간(이슬람력으로 9월)에 무슬림들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단식을 진행한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단식은 물론 음료·흡연·성행위가 금지되며, 특히 금식기간에 행해지는 헌혈은 신체에 무리를 줄 것이란 두려움 때문에 급감한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헌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걸프협력회의 국가들 역시 헌혈은 ‘생명의 선물’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동부 지중해 담당 이사인 아흐메드 알-만다리 박사는 “잇따른 분쟁으로 많은 국가들이 혈액 공급 문제와 안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연간 1000명당 10명꼴로 헌혈을 하고 있는데, 한 국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평균 3%의 헌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국에서의 혈액 공급만으론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구나 혈액 수요는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각 혈액형별로 수급도 다르다. O형의 경우 모든 혈액형의 환자에게 수혈이 가능하지만 AB+는 AB+의 환자에게만 가능하다. 아울러 혈액 유통기한이 42일 정도로 짧아 혈액은행 역시 재고를 유지하려면 헌혈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알-만다리 박사는 “모든 병원들은 혈액형별로 6일 분의 혈액을 비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적정 수준의 재고 유지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실제 인근 레바논은 연간 헌혈 비율이 1000명당 29명이지만 예멘은 인구 1000명당 0.7명에 불과하다. 이에 알-만다리 박사는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헌혈자 관리 시스템을 구축, 헌혈을 하다 장기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 휴면 상태의 헌혈자들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바이 혈액기부센터의 마이 라우프 박사는 “사람들은 매 8주마다 헌혈을 할 수 있으며, 한 번의 헌혈은 잠재적으로 3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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