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예상 리스크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미국 정부 요청에 화답해 5G 장비를 스크랩하고 네트워크를 재구축하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까지 글로벌 통신업종의 대응을 보면 이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의 30%를 점유한 데다 특유의 가성비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마땅한 대안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최 연구원은 “미국의 최우방으로 분류되는 영국과 독일에서 왜 미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며 “국내에서도 무선 망에서는 LG유플러스만 화웨이를 파트너사로 두고 있으나 유선망은 SK텔레콤과 KT 모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력, 한국증권전산, 농협, 현대차 등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국내 굴지의 고객은 다수로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부품 공급선 보이콧으로 기지국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네트워크 공급선을 바꿔야 하는 것도 위험요소다. 이 경우 LG유플러스는 설비투자(CAPEX)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최 연구원은 “부품 공급 차질로 화웨이가 기지국을 더 이상 공급하지 못할 경우 타 파트너사로 대체하는 형태의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앞서 KT는 노키아의 장비 수급 문제로 KT가 담당하는 충청도, 전라도 지역에서 삼성전자 제품으로 대체 구축했다. LG유플러스도 5G 코어망은 이미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연내 구축될 기지국에 대해서는 전량 납품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되며 문제가 발생한다면 2020년 이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의 서울, 수도권 북부, 강원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적 특성상 10만개 이상의 기지국 납품을 부담해야 한다. 최 연구원은 “화웨이 공급 기지국의 단가는 국당 1억원선”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보다 약 30%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삼성전자로 대체하면 투자비는 기존의 2조원에서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최 연구원은 “이 경우 감가상각비는 기존 추정 대비 최대 약 300억원(2020년), 500억원(2021년), 700억원(2022년) 늘어난다”며 “2020년 영업이익 전망치의 약 3% 수준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전 거래일보다 6.35% 내린 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