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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중국 모바일 결제앱 금지…관광객·외국인 사업자 감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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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19. 05.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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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어플리케이션(앱)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현금이 아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면서 네팔 소상공인의 수입에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 가운데 불법 결제를 통한 세금 회피로 네팔의 세수에도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 하지만 중국인의 80%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이용하는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네팔의 조치는 자칫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채널뉴스아시아(CNA)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네팔 중앙은행(NRB)은 이날 중국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의 금융 계열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위챗페이에 대한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네팔 중앙은행장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NRB의 허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껏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네팔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전세계 40여개 국가의 매장에서 사용되는 등 10억명 이상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 이들 두 개의 모바일 결제 앱이 사용 금지된 국가는 네팔이 처음이다.

네팔에서 식당과 상점을 운영하는 중국인 소상공인들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익숙한 자국 관광객들에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반면 네팔의 소상공인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사용으로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호소한다. 올해 1~4월 중국인은 기존 최대 관광객이었던 인도인을 누르고 네팔 최대의 관광객 자리에 올라섰다. 네팔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수데프 프라단씨는 “중국 관광객들은 네팔에 한 푼도 돌아가지 않도록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중국인 가이드와 함께 여행하며, 중국 호텔에 묵는다”며 “특히 대부분은 현금도 들고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팔 소상공인에게 수입이 발생할 구조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

네팔 소상공인뿐만이 아니다. 네팔 당국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결제 내역을 추적할 수 없어 세금 부과도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다른 국가를 포함해 우리는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모든 시장에서 현지 규정과 제도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다만 네팔 내 일부 사업자들이 알리페이 결제 내역을 네팔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지불이 중국에서 이루어는 문제점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례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대책을 강화하겠다. 서비스 조건을 위반하는 사업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네팔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결제 앱의 불법적 사용을 인정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 위챗페이 측은 " 위챗페이의 해외 비즈니스는 관련 현지법과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은 2020년까지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캠패인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관광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네팔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7년보다 46.8%나 증가한 15만3600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광업은 네팔의 주요 재정 수입원인 만큼 네팔 당국의 자세도 강경할 수 밖에 없지만 사용 금지에 따른 결과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아닌 위안화나 중국의 대표적 신용카드인 유니언페이를 사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카트만두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렁 차오씨는 “위안화를 사용하는데 지장이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네팔 당국의 조치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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