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 당국은 8일이 지나도록 북한의 첫 번째 발사체에 대해 “분석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4일 군 당국의 첫 발표는 북한이 강원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40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라고 정정했다. 수정한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었다.
이후 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군 당국의 분석은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300㎜·240㎜ 방사포와 함께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라고 지칭한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솟아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보도 이후 같은 날 국방부는 방사포를 포함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다수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발사체에 대해 공식 발표하자 뒤늦게 전술유도무기에 대해 확인한 것이다. 즉 “미사일→발사체→전술유도무기”로 분석을 바꾼 것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첫 번째 발사체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만 했다. 군 당국의 초도 분석력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북한이 9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두고도 군 당국은 말을 바꿨다. 최초 발표에선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를 지목했다가 두 번째 발표에서 평안북도 구성 일대를 적시했다. 신오리와 구성 지역이 멀지 않아 약간의 착오가 있었지만 곧바로 분석을 바로잡았다는 게 합참의 주장이다. 구성은 신오리로부터 북쪽으로 약 40㎞ 정도 떨어져 있다.
또 두 번째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1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에 우리 군은 여전히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기 때문이다.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 도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군은 자칫 정부가 주도하는 비핵화 대화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보다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