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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국내 IT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몽골의 IT 인력 유치에 힘쓰고 있다. 몽골은 국제수학경시대회(IMC) 성적이 2010년 50위에서 2018년 28위로 올라서고, 각종 수학 올림피아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제수학경시대회나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중고등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가산점을 받거나 적성을 살려 공과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몽골의 수학자이자 국제수학경시대회 동메달 출신인 아그흐바야르 아마르사나아 도쿄대 학술지원 전문가는 국제수학경시대회나 수학 올림피아드 입상자들이 대학입시에서 특혜를 받게 되면서 수학 동아리에 대한 관심이 스포츠 클럽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몽골은 경제 성장에 따른 기술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의 기술대학형 교육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몽골의 공과대학 교육은 실무보다 강의에 더 초점을 두는 반면 일본의 기술대학형 교육은 실무와 강의를 결합해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무를 습득한 인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인데, 일본 센다이 공과대학에서 유학한 룹상냠 강투무르 교육문화과학부 장관이 일본의 기술대학형 교육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몽골에는 2014년 일본의 기술대학형 교육을 가르치는 3개의 전문대학이 설립돼 오는 5월 140여명이 졸업할 예정이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를 비롯해 29개의 일본 기업들은 최근 몽골에서 IT 인력을 대상으로 한 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지난 2016년 고등공학교육 개발사업을 실시, 2023년 3월까지 1000명의 몽골인을 일본의 기술대학에 입학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기업들의 몽골 IT 인력 모시기의 주된 요인은 저임금. 과거 일본 기업들은 중국이나 인도의 밴더 회사를 통해 아웃소싱을 진행했지만, 이들 나라의 임금이 상승하면서 효율성을 잃게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나카오 아키사마는 “일본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주던 중국 시스템 개발자들이 알리바바와 텐센트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임금 인상이 개발 단가를 끌어올린 만큼 일본 기업들이 비용적인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IT 인력의 임금 상승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정보통신산업의 평균 임금은 월 1500달러(약 175만원)로 4년 전보다 40%나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이 몽골 IT 인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들의 임금이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
몽골인 1000명 중 1명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고 있는 등 몽골인들이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장점.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까지 IT 분야에서 최대 55만명의 인력이 부족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기술력이 갖춰진 해외 인력 채용은 불가피한 수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