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대출 금리 뿐만 아니라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공항 환전 수수료 까지 모두 낮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카드 수수료, 보험료 인하 등까지 더해져 금융시장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에서 주장하는 가격 규제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서민 금융부담 완화, 취약 채무자 보호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요구불예금을 넣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은행 가산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개별사 영업비밀인 금리 산정 내역 공개 등의 ‘강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가격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시중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를 왜곡할 경우 시장 실패가 발생할 수 있어서죠.
정부의 개입은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자율 경쟁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이때 생기는 부작용이 산업의 ‘경쟁력 약화’입니다. 금융상품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금리·환율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뒤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수익과 직결되고, 다시 노동시장에까지 큰 여파를 미치게 됩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카드사 수익은 연간 8000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입니다. 경영 악화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대량 해고로 맞물릴 수 있어 시장의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금융=약탈’ ‘서비스=공짜’라는 프레임으로 금융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금융당국이라는 냉소적인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빈부 격차 확대, 불황과 실업 등의 시장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더 큰 실패를 만들어내고, 이는 온전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